김환기 작품은 지난해만 3차례에 걸쳐 한국 근현대 미술품의 최고가 경매 기록을 갈아치운 데다 그의 작품으로는 드문 노란색 전면점화라는 점에서다.
서울옥션은 27일 오후 6시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제20회 홍콩경매'를 열어 김환기의 '12-V-70 #172'를 비롯해 123점에 대한 경매를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가운데 김환기의 '12-V-70 #172'는 이번 경매에 최고가로 출품되는 작품으로 추정가가 45억~58억원이다.
높이가 2m가 넘는 대작인 이 작품은 이른바 '뉴욕 시대'인 1970년 그려진 것으로 전체 색상이 노란색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김환기의 전면점화는 대부분 파란색으로, 노란색의 작품은 아주 소수만 남아있다고 서울옥션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번 경매에 나온 작품이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앞서 지난해 6월 서울 K옥션에서 열린 경매에서 김환기의 '무제 27-VII-72 #228'은 54억원에 낙찰되며 국내 경매사상 최고가 낙찰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서울옥션은 "이번 작품은 금성출판사에서 발행한 '한국미술대표작가 100인 선집' 표지를 장식한 작품이며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볼 수 있는 아주 드문 작품"이라며 최고가 경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고가 경신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김환기 작품은 푸른색이 상징"이라면서 "이런 이유로 경매 추정가 상단을 58억원으로 다소 낮게 잡은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번 경매에는 이 작품 외에도 푸른색 계열의 전면점화 '22-VII-70 #184', 십자 구도 작품 '4-VIII-69 #102' 등 모두 8점의 김환기 작품이 출품된다.
단색화 인기를 반영한 듯 박서보의 '묘법 No.23-75'(경매 추정가 2억5천만~3억5천만원) 등 단색화 작품도 다수 나온다.
박서보의 작품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시대별로 다양하게 출품된다.
박수근, 장욱진, 서세옥, 김창열의 대표적 작품도 이번 경매를 통해 해외 컬렉터에게 선보인다. 이 가운데 박수근의 'Seated Woman'은 추정가가 5억~7억원, 장욱진의 'Field'는 1억8천만~2억5천만원으로 각각 추정가가 책정됐다.
경매에는 이응노의 'Composition'(추정가 6천만~1억원)도 출품된다. 이외에 이성자, 권옥연 등 도불(渡佛)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에꼴 드 파리(Ecole de Paris)' 섹션이 마련된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시대상을 반영한 작품을 그린 권순철, 황재형, 임옥상, 김정헌, 오윤 등의 작품도 출품된다.
이밖에 제프 쿤스의 대형 설치 작품 'Encased-Five Rows'가 30억~35억원의 추정가로 경매에 나온다.
제프 쿤스는 2013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당시 생존 작가 경매로는 사상 최고가인 5천840만 달러에 작품이 낙찰된 바 있다.
경매에 앞서 오는 20일까지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전시장에선 경매 작품을 미리 볼 수 있다. 홍콩 현지에서는 25~27일 프리뷰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