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11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 시사회에서 "트럼프의 승리는 트럼프의 승리가 아니라 힐러리의 패배"라며 "미국 체제의 총체적인 파국이다. 지난 200여 년 간 천재적인 인물들이 전 세계에서 자기들끼리 이권을 취해왔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훨씬 전부터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승기를 잡으리라 예측했다고. 이제 본격적인 트럼프 시대를 맞은 미국에는 혼란과 분열이 도래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김 교수는 "독립선언서가 비준된 이래 이 정도의 정신적 혼란은 처음일 것"이라면서 "지금 미국은 안정이 아닌 정복을, 지성이 아닌 변화를 원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억만장자가 대통령이 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각국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보나 경제 분야를 막론하고 세계 질서가 재편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는 "전 세계가 다원화 될 것이고, 스스로 자립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 민족에게는 엄청난 기회다. 트럼프는 이데올로기가 신념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냥 돈을 버는 사람이니 더 순진할 수 있다. 돈이 된다면 북한과의 수교나 사업도 가능한 이야기다. 이 기회에 남북이 화해를 해야 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주 국방이 핵무기 개발 등 과격한 군비 경쟁으로 간다면 경계해야 한다고 봤다.
김 교수는 "지금 국회의원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자주 국방을 하면서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특히 이런 생각이 요즘 새누리당 젊은 의원들 사이에서 팽배하다. 이건 미친 생각이다. 핵무장을 할 수 있다고 해도 그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동북아시아 질서가 망가진다"고 지적했다.
도올 김용옥 교수가 출연한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은 중국으로 고구려와 발해의 민족 뿌리를 찾아 떠난 도올의 역사 기행기를 그렸다. 오는 2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