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수사 속도낸다…"이영복의 입 vs 검찰의 증거"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가로챈 혐의로 서울에서 체포된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의 실질 소유주 이영복 회장이 11일 오전 부산지검에 도착했다. (사진=부산지방경찰청 제공)
해운대 엘시티 비리 사건의 몸통 격인 이영복(66)회장이 전격 체포되면서 검찰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일단 검찰은 엘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이를 진행하면서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 접대했는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엘시티 비리 사건을 전담하고 있는 부산지검 특수부(임관혁 주임검사)는 부산구치소에 입감한 이 회장을 다시 불러 11일 오후 2시부터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회장은 장기간 도피생활로 보통 때보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지만, 검찰 수사를 받지 못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 방향을 크게 두 가닥으로 잡아 진행할 방침이다.

먼저 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엘시티 시행사 비자금의 정확한 규모와 이 회장이 비자금 조성을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다.

특히, 검찰은 앞서 구속한 엘시티 시행사 자금 담당 임원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방법과 규모, 이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티 인허가 과정도 살펴볼 부분이다.

검찰은 엘시티 인허가와 자금조달, 시공사 유치 등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 회장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권 실세 등에게 로비를 한 정황을 잡고 이를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르면 11일 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횡령과 사기 혐의로 이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이씨의 신병이 확보되면 검찰은 이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인사들에게 광범위하게 로비를 했는지를 밝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검찰은 엘시티 수사에 착수할 때 부터 인허가, 특혜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현직 국회의원들과 전·현직 부산시 고위관계자도 금명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엘시티 시행사와 분양대행사,용역회사, 이 회장이 실질 소유주인 다른 건설사 등에 대한 계좌 추적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회계자료 분석, 엘시티 관련 회사 관계자 소환 조사 등으로 이 회장의 비자금 조성 주도 혐의를 입증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구속되면 검찰은 정권 실세나 지역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이 회장의 로비 의혹 규명에 수사력을 모을 예정이다.

앞서 다대-만덕지구 택지변경 특혜 사건과 관련해 이 회장은 검찰 수사에서 사업을 추진하는데 관계된 인물의 이름을 단 한 명도 진술하지 않아 이른바 '의리'를 지킨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후 지역 정관계를 중심으로 "이 회장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신뢰를 쌓아갔고 이후 사업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과거 이 회장이 검찰 조사 등을 받고 기소됐지만 무혐의 받은 전력이 있는 만큼 있는 그대로 진술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 회장이 가족 등 지인 등에게 자신이 고령인 점, 법원 판결이 어떻게 나올까에 대한 우려를 털어놓으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바 있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검찰도 준비를 단단히 한 모양새다.

검찰은 엘시티 시행사, 분양대행사 등에 대한 광범위한 압수수색, 계좌 추적을 통해 이 씨의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3일 부산시청과 해운대구청, 부산도시공사 등지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엘시티 인허가 과정이 담긴 자료를 분석하는 작업도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계좌추적 전담팀을 꾸려 돈이 흘러간 경로를 규명해 관계자들을 압축하는 것에 공을 들이는 등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11일 "언론에서 제기한 엘시티 관련 비리나 특혜 의혹, 정관계 로비설 등에 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겠다"며 "혐의를 의심할 만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단서가 확인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수사로 드러난 엘시티 시행사 비자금만 수백억원대이며 수사에 따라 비자금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한 최순실씨나 정관계 인사들과 관련된 이 회장의 금품 로비 의혹도 진위를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3개 월에 걸친 도피행각의 막을 내리고 검찰과 대면한 이 회장이 어느 선까지 입을 열지, 또 검찰은 엘시티 게이트로 커질 만큼 정관계 유력인사에 대한 수사를 강도 높게 할지에 지역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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