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돌진 안 해"…'3차 촛불 집회' 평화 행진 예고

100만 명 참석 역대 최대 규모 전망…"박근혜 퇴진" 함성 도심 울릴 듯

(사진=김광일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항의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주말 대규모 촛불집회 주최 측이 당초 계획과 달리 청와대 방향 행진은 하지 않기로 했다.

촛불 집회에서 경찰과 불가피한 충돌을 피하고 평화 집회를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행진 경로의 최종 집결지는 경복궁역 삼거리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쟁본부 측은 12일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민중총궐기 본 집회를 연 뒤 광화문광장·서대문·새문안로·종각·종로2가 등 5개 경로를 거쳐 경복궁역 삼거리까지 행진한다.

투쟁본부는 앞서 민주노총 명의로 청와대로 들어가는 골목으로 이어지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까지 행진하겠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청와대와 멀리 떨어진 '마로니에 공원→종로5가→세종로→서울광장' 경로를 제외하고 나머지 경로는 모두 '조건통보'해 행진을 막을 것을 예고했다.

경찰이 밝힌 차단선은 중앙은 세종대왕상, 서쪽으로는 광화문역을 기준으로 같은 선상의 교차로, 동쪽으로는 조계사 앞·교동초 앞 등이다.

투쟁본부가 이번에 최종 집결지로 결정한 경복궁역 삼거리는 경찰 차단선을 넘어서는 지점이다. 이들은 이 부근까지 진출하기 위해 이날 법원에 경찰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낼 예정이다.

박석운 투쟁본부 공동대표는 "우리는 철저하게 평화행진을 할 것"이라며 "폭력을 선동하는 숨은 공작단들이 혹시 있더라도 국민들이 단호히 응징해주실 것"이라고 밝혔다.

경복궁역 삼거리에 모인 이들은 청와대를 향해 "박근혜 퇴진" 등의 구호를 함께 외치고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거나 촛불을 나눌 예정이다.

투쟁본부 측은 이날 촛불집회에 최소 60만 명에서 최대 100만 명까지 모일 것으로 내다봤다.

경찰은 16만∼17만 명이 이날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08년 6월 10일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인원(주최 측 70만 명)을 웃도는 규모다.

집회·행진에는 서울에서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도 전세버스 등을 이용해 참가할 예정이라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를 가득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요구는 박근혜정권 퇴진과 더불어 노동개악·성과퇴출제 폐기, 쌀값 보장, 노점 강제퇴거 중단, 청년 일자리 창출, 여성혐오, 공안탄압 중지, 세월호 인양 등이다.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년 동안 망쳐놓은 재벌 위주 정책들은 전면 폐기해야 한다"며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와 결의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가용 인원을 총동원해 270개 중대 2만5000여 명을 집회 관리에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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