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병원장은 김씨가 의무기록도 남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의무실장조차 배제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김씨가 박 대통령을 독대하며 어떤 치료를 했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주치의도 모르는 치료가 이뤄졌다는 점은 박 대통령 건강관리에도 비선실세가 깊숙이 개입했다는 정황으로 볼수 밖에 없다. 이 교수는 정권 초기인 2013년 3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주치의를 맡았다.
이 교수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나 최순실 담당 의사인 김씨에 대해 "청와대에서 한번도 본적이 없다"며 "밤에 (청와대에) 들어왔다가 나갔다는 걸 몇번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김씨가 어떻게 청와대에 출입했는냐'는 질문에는 "모른다. 그런데 내 경우에는 부속 비서관(안봉근 전 비서관)이 연락을 한다"면서 "의무기록을 써놓지 않아 나도 뭘했는지 모른다"고 대답했다.
청와대에서 비상 상황을 대비해 24시간 대기하는 의무실장에게 치료 내용을 물으니 '저도 정확히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의무실장도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병원장은 "김씨가 박 대통령을 '독대 치료'한거냐"는 물음에 "그렇다"며 "아니면 비서관이 문앞에 있다든가"라고 전했다.
주치의가 모르는 치료가 이뤄졌을 뿐더러 의무기록도 남기지 않고 비밀스럽게 치료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이 교수는 "얘기 하긴 나도 곤란하다"며 "예전부터 박 대통령이 치료해오던 것을, 예를 들어 비타민 주사 그런 것은 아마 거기(김씨)를 부른 것 같다"면서 언론 내용를 바탕으로 추론했을 뿐이다.
그는 주치의로서 얼마나 자주 청와대에 들어 가느냐고 묻자 "정기적으로 가지 않고 안봉근 전 비서관이 필요하면 전화연락이 온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수상쩍은 독대 치료에 대한 의문을 풀 열쇠도 결국 문고리 3인방인 안 전 비서관의 손에 놓인 셈이다.
안 전 비서관을 포함한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서 유출과 국정농단 개입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