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하야' 집회 학생 사찰 논란…시민단체 경찰에 공식 항의

10일 오후 2시 민주수호대전운동본부가 대전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김미성 기자)
'박근혜 대통령 하야'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의 학교를 일일이 확인한 대전시교육청의 '학생 사찰' 논란과 관련해 대전 시민단체가 교육청에 전화를 걸어 논란을 촉발한 경찰에 공식 항의했다.


(관련기사: '박근혜 하야' 집회 참가 학생에 "어디 학교니?")

민주수호 대전운동본부는 10일 오후 대전지방경찰청 앞에서 학생사찰 인권유린 대전지방경찰청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 경찰은 당장 사찰을 멈추고 유사한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당당한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주권자인 학생들을 미성숙해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규정한 집단이 있다"며 "교육청의 학생사찰, 인권유린을 촉발한 경찰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권자의 명령에 복종하고 국민의 안녕을 책임져야 할 경찰이, 주권자인 국민을 사찰하고 통제하려 했다"며 "당시 현장을 지휘한 김덕섭 청장에게 묻는다. 무엇이 두려워 주권자인 학생 사찰을 지시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대식 민주노총 대전본부장 역시 "박근혜 하야 촛불 집회 첫날 경찰이 교육청에 전화해 교육청에서 학생들을 사찰한 뒤 자율학습이 강화되고 첫날 2000여 명이었던 학생이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며 "경찰은 사찰을 당장 멈추고 다시는 이런 일을 벌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단체는 김덕섭 대전지방경찰청장에게 항의 방문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경찰 관계자에게 "앞으로는 유사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투명하게 일을 처리하고, 비슷한 일이 또 발생할 경우 강하게 항의할 것"이라며 "청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유감과 사과를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요청한 사항을 보고하겠다"면서도 "의심하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해석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다. 우리가 학생들의 인적사항이 왜 필요하겠는가"라고 해명했다.

또 "당시 애초 300명의 예상인원에서 2500명으로 급격히 학생들이 늘어났다"며 "교통경찰을 애초 80명 배치했다가 250명으로 늘리고 교육청에 전화한 것도 안전한 집회를 위한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전시교육청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의 학교를 일일이 확인한 뒤 해당 학교에 전화를 돌린 것으로 확인돼 '학생 사찰’ 논란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교육청 관계자는 집회에 나가게 된 계기를 설명하며 "경찰의 전화가 있었다"고 답해 경찰의 전화 한 통으로부터 사찰 논란이 시작된 바 있다.

실제로 경찰은 평소처럼 단순 집회 참가자 수를 파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례적으로 교육청에 직접 전화를 걸어 현장에 나갈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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