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야구국가대표 감독은 10일 야구회관에서 열린 기술위원회를 마친 뒤 WBC에 참가할 최종 엔트리 28명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선동열, 이순철, 송진우 코치 등 대표팀 코치진이 참석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오승환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말 불거진 해외 원정 도박 파문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김 감독은 "올해 한국 야구에 불법도박, 승부조작 등 안 좋은 일이 많았다"며 오승환을 제외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오승환과 함께 도박 파문을 일으킨 임창용(KIA)은 대표팀 승선에 성공했다. 법원의 벌금 1천만원 약식명령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내린 시즌 50% 출전 정지 처분을 모두 소화했기 때문에 대표팀 발탁에 걸림돌이 없었다.
하지만 오승환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탓에 KBO의 징계를 이행하지 못했다. KBO 리그로 돌아오면 반드시 치러야 할 사항이다. 지난달 귀국한 오승환은 당시 "만약 대표팀에 발탁된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대표팀 승선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강정호(피츠버그), 추신수(텍사스), 김현수(볼티모어), 이대호(전 시애틀) 등 코리안리거들이 대거 명단에 포함된 가운데 현재 손가락 수술 이후 재활에 몰두하고 있는 박병호(미네소타)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우완 선발에 비해 좌완 선발진은 화려하게 꾸려졌다. 두산 베어스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 데 크게 일조한 장원준이 당당히 선발됐다. 또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평가받는 양현종(KIA)과 김광현(SK)도 함께 발탁됐다.
생에 첫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선수들도 다수 포진됐다. 투수에는 원종현(NC), 장시환(kt), 임정우(LG), 이용찬(두산) 등이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안았다. 또 국내 정상급 기량을 갖추고도 유독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서건창(넥센), 박석민(NC), 최형우(삼성) 등도 국제무대에 나설 기회를 얻어냈다.
물론 현재 꾸려진 선수가 무조건 WBC에 참가하리란 보장은 없다. WBC 최종 엔트리 제출 마감은 내년 2월 중순까지다. 부상 및 다양한 변수에 따라 엔트리가 변경될 여지도 충분하다. 김 감독도 "변수는 있다. 상황에 따라 대체 선수를 넣을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표팀 구성을 마친 김 감독은 11일 일본으로 출국해 도쿄돔에서 12~13일 이틀간 열리는 일본과 네덜란드의 평가전을 지켜볼 예정이다. 대표팀 소집은 내년 2월 12일 이뤄질 계획이다. 이후 약 열흘간 일본 오키나와에서 연습경기를 치르고 WBC 예선 경기가 열리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연습경기 2차례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