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렉시트(Brexit)보다 더 큰 충격이 국제사회에 미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당장 우리 발 등에 떨어진 불은 우리나라에 미칠 충격파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여느 역대 선거때 보다 한반도 이슈가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와 한·미 방위분담금, 주한미군 주둔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등이 선거 쟁점이 됐기 때문에 차기 미 정부가 출범하면 한반도의 안보와 통상 환경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동맹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클린턴보다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한국 안보는 한국이 지켜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트럼프가 승리했기 때문에 한·미 안보문제에 큰 변화가 우려된다.
특히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 '조선의 오늘'이 지난 6월 '우둔한 힐러리', '현명한 정치인 트럼프'를 표현하는 등으로 트럼프를 옹호한 바도 있기 때문이다.
통상 이슈와 관련해선 두 후보가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모두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선거 공약으로 천명했기 때문에 양국 간 통상마찰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 어느때 보다 대통령의 리더십 발휘가 시급하나 박 대통령은 최순실 사태로 하야까지 요구받고 있어 대책이 묘연한 실정이다. 당장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정상외교가 힘든 상황이고 외교·안보 현안의 추진 동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어 곧 한반도에 몰아칠 수도 있는 후폭풍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이번 선거 패배로 클린턴 측은 매우 큰 충격에 처했지만 이번 대선은 미국의 이미지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고 할 수 있다.
선거 유세 과정에서 두 후보가 난타전을 벌이면서 스캔들과 각종 부정부패 의혹이 불거졌고 민주주의 수호국이라는 미국의 이미지도 함께 추락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의 승리 요인은 여러 가지 있지만 '트럼피즘(Trumpism)'으로 집약된 유권자들의 변화와 개혁 열망이 표로 대거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주목된다.
이번 선거가 던진 가장 큰 교훈은 전 세계 정치인들도 '미국 정치인처럼 정치를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유권자와 민생을 무시한 그들만의 정치를 하면 기성 정치인 대신 정치 신인을 선택할 수도 있고 차선(次善)이 아닌 차악(次惡)도 선택할 수 있다는 유권자들의 분노를 드러낸 것이다.
이미 대선전에 들어간 우리나라 정치권이 유념해야 할 교훈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