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퍼렇게 질린 한국 금융시장…'트럼프 리스크'에 요동

코스피 3%대·코스닥 6%대 폭락…원/달러 환율 급등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 9시 개표가 시작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예상외로 선전해 당선 가능성을 높이자 한국 금융시장이 '트럼프 리스크'로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는 장중 3%대 급락세를 보이고, 코스닥은 6%대 폭락해 60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최고 14원가량 치솟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70포인트(0.23%) 오른 2,008.08로 출발했다.


지수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베팅하며 한동안 오름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개표가 본격화하면서 3대 경합지인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에서 트럼프가 힐러리를 앞서는 등 예상과는 달리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자 오전 11시를 전후로 급락세로 전환했다.

이날 낮 12시 33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5.32포인트(3.26%) 떨어진 1,938.06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은 같은 시각 40.23포인트(6.41%) 급락한 584.20에 머물러 있다.

코스닥은 지난 2월 12일의 594.75보다 낮아지면서 종전 연중 최저치를 9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8.45원 오른 1,153.45원에 형성됐다.

개장 초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5원 안팎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다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정책 불확실성 심화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대권을 거머쥐면 전 세계 금융시장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상의 충격파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은 트럼프가 승리하면 MSCI 신흥국지수가 적어도 10% 이상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정부와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최상목 기재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시장에서 과도한 변동성이 나타날 경우 신속하게 시장안정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오후 2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대응 방안을 점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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