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 시점은 12일 예정된 민중총궐기대회 다음 날이다. 반(反) 박근혜 정부 민심을 이어받아 친박계 지도부를 퇴진시키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각각 초재선 모임 진정모와 중진들의 구당모임의 간사인 황영철(3선), 오신환(재선) 의원 등은 이날 모임 직후 브리핑에서 "원내 뿐 아니라, 당 소속 시도지사 그리고 원외 위원장 등을 포함한 비상시국회의를 이번 주 일요일(13일) 오후 2시 국회에서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결과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지금 당의 모습으론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걸림돌이 되고 있는 당 지도부 문제는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당 지도부 사퇴가 목적이 아니라 당의 해체 후 재창당에 이르기까지 보수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국회의가 일단 당 지도부의 총사퇴에 주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비박계는 이 대표의 사퇴라는 공동의 목표를 세를 불리고 있다. 이날 모임에는 29명의 비주류 의원이 참석했다.
하지만 아직 원내 판세에서 약세인 비주류이고, 시도지사 중 상당수가 친박 성향이어서 시국회의가 얼마만큼 당내 반박(反朴) 기류를 결집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은 친박 핵심에 속한다. 친박계 초선 의원들도 비박계 연석회의와 같은 시간대 국회 본청에서 10여명 규모의 회동을 갖고 결집을 시도했다.
때문에 이 대표 퇴진을 관철시키지 못할 경우 당내 내홍만 심화‧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당내에선 구당회의체와 비상대책위원회, 재창당준비위 등으로 차기 지도부의 구상이 엇갈리고 있다.
이중 재창당준비위는 친박 일각이 추진하고 있다. 4‧13 총선 참패 뒤 당의 전면에서 물러난 서청원·원유철 의원 등이 중심이 돼 비박계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을 포함시켜 각 계파 중진이 모두 참여하는 비상회의체를 꾸리겠다는 발상이다. 이 대표를 이 위원회의 발족과 동시에 퇴진시켜 당내 권력 공백을 막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그러나 비주류가 박 대통령을 비롯해 이 대표와 일반 의원들을 총망라한 친박계의 ‘2선 후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여론과 동 떨어진 구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황영철 의원은 "이정현 대표가 추진하는 위원회가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며 "국민의 신임을 못 받는 재창당이 되면 건강한 보수를 더욱 더 위험에 빠뜨리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오신환 의원도 "이정현 지도부 스스로가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며 "어제 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조차 마중 나갈 수 없었던 것처럼 당내 걸림돌이 되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