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수차량 600여대 이동에만 3일…주민들 심리치료 필요
- 지하주차장 아직 개방 못해…전기복구비용 3억6000만 원
- 댐 수문만 있었더라면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을 터
- 대피방송 제대로 하지 않아 댐 인근 주민 안전 '나몰라'
- 수자원공사 울산권단장, 주민과 간담회 '헌신짝' 취급
- 공식사과와 피해배상, 재발방지대책 요구 등 집회 잇따라
■ 방 송 : 울산CBS FM 100.3 (오후 5시 5분~5시 55분)
■ 방송일 : 2016년 11월 8일(화) 오후 5시 5분~5시 25분
■ 진 행 : 이은정 PD
■ 출 연 : 이병환 반천현대아파트 비상대책위원장
◇ 이은정> 태풍 '차바'가 강타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태풍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곳이 있는데요. 울주군 반천 현대아파트 주민들 입니다. 태풍 차바로 인해 주차된 차량 600여 대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고, 인명피해까지 발생했었죠. 주민들이 아직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걱정들 많이 하고 있는데요. 오늘 이병환 반천현대아파트 비상대책위원장을 연결돼 있습니다. 위원장님 나와 계시죠?
◆ 이병환> 네, 반갑습니다. 반천현대아파트 102동에 살고 있는 주민입니다. 이번에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태풍 물폭탄 피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마련 촉구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 이은정> 네, 한달이 지났는데, 정말 역대급 태풍이었습니다. 태풍 차바가 울산을 강타했을 때, 그 시간에 이 위원장님은 댁에 계셨나요?
◆ 이병환> 그날이 10월 5일 오전11시 경부터 대암댐이 월류하여 태화강 수위가 높아지고 있었고, 보조여수로를 통해 물폭탄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거기에다 반천산업단지에서 흘러나온 물들이 아파트 입구 쪽으로 밀려와서 아파트가 잠기기 시작했죠. 순식간에 600여 대의 자동차와 함께 지하주차장과 지하상가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때 집, 아파트 현장에 있었습니다.
◇ 이은정> 현장에 계셨군요?
◆ 이병환> 네에.
◇ 이은정> 그러니깐 태화강 지류이자 상류에 위치한 반천현대아파트 일대가 물바다가 된 겁니다. 아파트 주민 한 분이 숨지고, 차량 600여 대가 침수됐습니다. 실제 피해 산정이 나왔나요?
◆ 이병환> 대암댐에서 물폭탄이 쏟아졌을 때 주차된 차량을 빼려고 나갔던 주민 한 분이 물살에 휩쓸려 소중한 생명을 잃으셨습니다. 그리고 60대 할머니가 물살을 피해 전봇대에 올라가서 두시간 가까이 매달려있다가 가까스로 생명을 구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마터면 생명을 잃을 뻔한 상황이 최소 열 건 이상 이었습니다. 그리고 침수폐차된 차량이 600대를 넘었습니다. 그리고 상가쪽 피해도 컸었는데요, 특히 지하상가와 교회가 완전 침수되어 피해액이 엄청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동시설 피해액이 30억 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 이은정> 응급복구는 모두 마무리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복구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자세한 얘기를 부탁드릴게요.
◇ 이은정> 600여 대 정도가 침수됐는데 많은 분들이 영상으로 사진으로 많이 보셨을텐데, 대부분 폐차가 되는 등 차량 정리가 잘 됐습니까?
◆ 이병환> 네에, 차량 대부분이 폐차 되었습니다. 600여 대 중 거의 손해를 보전 받지 못했습니다. 할부금을 갚지 못해서 폐차를 하지 못한 침수차량이 아파트 주차장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 이은정> 주차장이 완전히 물에 잠겼는데, 지금은 주민들이 주차장을 이용하실 수 있는 겁니까?
◆ 이병환> 아닙니다. 주차장 개방은 하지 않고 있고요. 안전상의 이유와 소방, 급수배관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하주차장에 250여 대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차량들이 아파트 인근에 주차되어 있어서 대단히 불편합니다. 지하주차장을 바로 개방한다 하더라도 준비기간이 한 달반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이은정> 주차장에 주차를 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 주차해야 하는 이런 불편이 있군요. 식수는 보름 넘게 제한급수를 받다가 이제 조금 정상화가 된 거고 전기나 이런 부분은 괜찮은가요?
◆ 이병환> 방금 말씀드렸듯이, 소방 일반 시스템이 복구되지 않아서 만약 아파트에 화재가 나게 되면 여기에 대해서 걱정스럽고요. 그 다음에 전기시설도 침수된 전기 케이블이 있는데, 이를 교체하려면 약 3억6천 만원이 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걱정이 많고요. 일부는 한국전력에서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 이은정> 이런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침수피해가 워낙 크고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보니 급기야 주민들은 '반천현대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어요. 비대위 구성이 어떻게 되고 주민들은 얼마나 참여하고 있나요?
◆ 이병환> 태풍이 발생하고 20여 일 동안은 자체 복구를 하기 위해 주민들이 다른 데 신경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울산시청과 수자원공사는 연일 자연재해라고 떠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자연스럽게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게 된 것이고요. 5-60명의 주민들이 매일 밤 8시에 마을회관에 모여서 대책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피해 복구 문제를 포함한 아파트 전반적인 문제를 입주자들끼리 직접 의논하고 결정하고 있습니다.
◆ 이병환> 네에, 정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CBS에 너무 감사하고요. 첫째, 만약 수문이 있었더라면 이렇게 큰 피해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암댐은 수문이 없는 댐이라고 수자원공사와 울산시청은 자랑스럽게 떠들고 있습니다. 댐관리와 하천관리를 해야하는 책임 관청에서 할 말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말인즉슨 수문이 없으니 큰 물이 닥치면 삼동주민들과 반천현대아파트 주민들은 꼼짝없이 피해를 당해라는 말 아닙니까?
김기현 울산시장은 이번 태풍 직후에 울산 재해대책을 밝히면서 대암댐과 회야댐에 수문을 설치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수문이 없어서 큰 피해가 났다는 것을 울산시장이 스스로 자백한 것과 같은 겁니다. 반천현대아파트 주민들은 수문이 없는 댐을 건설하는 것은 하류에 사는 주민들에 대한 범죄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주장에 대해 김기현 울산시장이 자신의 범죄 사실을 인정한 것과 같다고 저희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대암댐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댐입니다. 공업용수관을 통해 물을 미리 방류할 수 있었다는 말이지요. 만약 미리 방류를 해서 수위를 낮췄더라면 이런 엄청난 재해는 일어나지 않았겠지요. 그런데 공업용수는 공짜로 공급되는 물이 아닙니다. 물이 곧 돈 입니다.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수자원공사가 돈을 함부로 버리려 했겠느냐고 주민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은정> 그렇군요. 미리 방류해서 수위를 낮췄더라면 재해를 방지할 수 있었는데, 이 물도 공업용수로 팔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고 생각하시는 거군요.
◆ 이병환> 하류 주민들이야 죽든지 말든지 물을 팔아먹기 위해 태풍 당일 대암댐 물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2003년 울산을 덮쳤던 태풍 매미 때도 반천현대아파트는 침수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10년 준공한 보조여수로 때문에 반천현대아파트 주민들은 물폭탄을 맞게 된 것입니다. 평소 대암댐 월류량의 3.6배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는데 어떻게 견뎌낼 수가 있겠습니까? 비대위에서는 2004년 보조여수로 착공시 사전재해영향성평가와 주민설명회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 수자원공사와 울산시청에 답변을 요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피 방송입니다. 사람이 죽고 엄청난 재산피해가 일어나고 있는데도 대암댐에서는 아무런 대피 방송을 하지 않았습니다. 수자원공사는 방송을 했다고 주장을 하는데 그것은 댐 근처에 놀러 온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지, 삼동주민들이나 반천현대아파트 주민들이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대피 방송을 포함한 재난대피매뉴얼이 제대로 작동되었더라면 600여 대의 차량 침수 폐차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은정> 이렇게 인재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쭉 말씀해 주셨는데요.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태풍 피해가 폭우와 함께 아파트 인근 대암댐에서 흘러나온 엄청난 수량 때문에 생긴 인재라고 말씀하셨어요. 한국수자원공사 울산관리단에 보상과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고 계시죠? 울산관리단 앞에서 집회도 여셨는데, 수자원공사 측에서는 어떤 얘기들 하나요?
◆ 이병환> 지난 10월 28일 국토교통위 소속 최인호 국회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과 함께 우리 아파트에 와서 주민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주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은 최인호 국회의원은 이것은 명백한 인재이며 국토교통위에서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에게 그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울산수자원공사와는 아무런 접촉이 없었다고 하니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면서 최인호 국회의원이 그 자리에서 연락을 해 같은 날 김기호 한국수자원공사 울산권단장과 주민간담회가 성사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와서 한다는 소리가 비가 너무 많이 왔다, 자연재해라는 둥 비대위로부터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어제 받았기 때문에 답변을 아직 준비를 못했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이 반천현대아파트가 물에 잠긴지 23일이 지났는데로 아무런 답변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국회의원이 불러서 왔느냐 하면서 항의를 했습니다.
결국 11월 1일 오후 5시에 주민간담회를 다시 하기로 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기가 찬게 11월 1일 김기호 단장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불참사유에 대해 아무런 연락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울산수자원공사에 확인 전화를 수십번을 하니깐 주민간담회가 열리기 30분 전 쯤에야 김기호 단장이 서울로 출장을 갔다는 겁니다. 주민들과 약속을 한적이 없다고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주민들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생각하는 김기호 단장. 참으로 대단합니다. 결국 200여 명의 주민들은 주민간담회는 커녕 김기호 단장의 얼굴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 주민들의 분노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 이은정> 그 이후로 따로 연락이 왔다거나 접촉하지는 않았나요?
◆ 이병환> 없었습니다.
◇ 이은정> 이달 말까지 한국수자원공사 울산관리단 앞에서 집회를 예고하고 있는데요. 한국수자원공사 울산관리단과 울산시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계획인가요?
◆ 이병환> 반천현대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 울산사업단 김기호 단장이 주민간담회를 무산시킨데 대해 많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김기호 단장은 지금이라도 당장 주민들에게 사과하기 바랍니다. 만약 사과하지 않으면 퇴진 운동을 벌일 것입니다. 그리고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11월 2일부터 매일 오전 11시에 울산수자원공사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습니다. 김기호 단장의 사과와 실질적인 피해배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매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11월 9일 수요일 11시부터 울산수자원공사와 울산시청에 대해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김기호 단장은 얼른 사과하시고 협상 테이블로 나오십시오. 김기현 울산시장님도 태풍 피해에 대한 울산시청의 입장을 조속한 시일내에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은정> 태풍 '차바'가 강타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태풍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곳. 반천현대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 이병환 위원장과 연결했습니다. 위원장님 오늘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병환> 네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