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최측근이자 또 다른 비선실세로 지목된 차은택씨가 전격 귀국한 뒤 박근혜 대통령,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친분을 시종일관 부인했다.
차씨는 8일 밤 중국 칭다오에서 동방항공편으로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밤 10시 10분 곧바로 체포됐다.
차씨는 체포 직후 공항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 독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대통령은 공식 자리에서 몇 번 만났지만 독대한 적은 없다”고만 밝혔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뒤를 봐주고 있다’고 말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우 전 수석은) 아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검은색 모자를 눌러쓴 채 자꾸 울먹였지만, 박 대통령과 우 전 수석과의 관계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부인한 것이다.
차씨는 다만,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해선 “조금 아는 사이”라고 밝혔다. 최순실 씨와의 관계와 최근 만남 등에 관해선 "검찰에서 성실히 말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후 압송된 차씨는 1시간 뒤쯤 검찰청사에 도착해서도 “죄송하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모든 것을 진실 되게 검찰에서 말하겠다”는 것 외엔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최순실씨, 우 전 수석과의 관계를 비롯해 사전에 유출된 청와대 문건을 봤거나 관련 논의를 한 적이 있는지 물었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앞서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지난 9월 말쯤 중국 상하이로 출국해 국정농단 정국의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던 그는 한 달여 만에 자진 귀국길에 올랐다.
차씨는 자신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조만간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입장을 일부 언론을 통해 밝힌 뒤 행적이 묘연하다 변호인을 통해선 9일 입국 의사를 밝혔다.
그랬던 그는 당초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입국했다.
차씨는 “그동안 중국에서 상하이와 칭다오에 있었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중국을 갔다가 (이번 사태로) 머리가 복잡해 혼자 있었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가 해외에 머무르던 사이 차씨 주변을 압박해왔다. 차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지목된 광고업체 등을 압수수색했고, 측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차씨 측 업체에 광고를 맡긴 현대자동차 부사장도 검찰은 이날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차씨를 상대로 심야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제 차씨의 입은 검찰이 열어야 할 상황이 됐다. 차씨를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문화계 비리 등의 실체를 밝혀낼지 주목된다.
차씨는 최순실씨를 등에 업고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각종 문화정책과 이권 사업을 독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