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8일 오후 9시55분쯤 중국으로 도피했다 귀국한 차씨를 인천공항에서 체포할 예정이다.
국정농단의 장본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 최측근인 차씨는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미르재단 설립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부가 핵심 추진한 문화융·복합 사업과 정부 인사에까지 깊숙이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 ‘차은택 라인’ 靑인사 개입 의혹
펜싱선수 출신 고영태(40)씨 소개로 최씨와 알게 된 것으로 알려진 차씨는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 인사를 주무르며 주변 인물들을 장·차관급 자리에 앉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먼저 2014년 8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으로 위촉되며 인사권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같은달 그가 일했던 영상제작업체 ‘영상인’의 김종덕 대표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차씨는 김 전 장관의 홍익대 대학원 제자다.
또 두 달 뒤 ‘외삼촌’인 김상률 전 숙명여대 교수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자리에 앉았다.
같은해 11월에는 차씨의 핵심측근 송성각 전 제일기획 상무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임명됐다.
특히 송 전 원장은 머큐리포스트 대표직을 맡고 있었는데, 이 회사의 주소는 차씨의 페이퍼컴퍼니로 알려진 엔박스에디트와 주소가 같다.
이후 차씨는 2015년 4월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 됐다.
◇ 靑행사·대기업 광고 수주에 미르재단 개입 의혹
차씨는 주변 인물과 함께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측근 김홍탁 더플레이그라운드 대표와 함께 공공기관과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기업의 광고를 무더기로 수주했다는 의혹이 있다.
더플레이그라운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아프리카 순방 당시 K스포츠재단과 함께 태권도시범단 행사의 광고 용역도 따냈다.
차씨는 ‘아프리카픽처스’를 운영하며 영상인에서 함께 근무했던 이동수 KT 전무를 통해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KT 지상파 광고 24건 중 6건을 수주한 정황도 있다.
또 송 전 원장·김 대표와 함께 포스코그룹 광고계열사 ‘포레카’를 인수한 중소업체 A사에게 “B사에게 지분 80%를 넘겨라. 광고주들을 세무조사 할 수 있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 개입한 혐의(강요미수)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구속됐고, 송 전 원장은 체포된 상태다.
차씨는 2015년 10월 미르재단 설립에 개입한 흔적도 있다. 대학원 은사인 김형수 연세대 교수가 재단 초대 이사장이 된 것이다.
또 지난해 산업자원통상부와 코트라가 준비하던 밀라노 엑스포를 5개월 앞두고 주무부처가 바뀌면서 전시감독이 차씨로 교체됐다.
그 밖에 문체부가 2014년 개발 중이던 코리아체조를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을 통해 늘품체조로 교체한 데 개입한 의혹 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