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목회자들 "일본의 전쟁과오 진지하게 회개합니다"

한일 루터교 목회자들 평화예배 드리고 평화선언문 낭독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의 루터교 목회자들이 오늘(8일) 제주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연합예배를 드렸다.

제주시 조천읍 명성아카데미하우스에 열린 한일 루터교회 연합평화예배에는 일본 목회자 19명과 한국 목회자 30여명이 서로 짝을 이뤄 입장하면서 그리스도의 형제애를 나누며 평화를 위한 마음을 모았다.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 한국과 일본의 관계 속에서 두 나라 목회자들은 "LCK(기독교한국루터회)와 NRK(일본루터교단) 두 교회가 양국의 평화와 더 나아가 아시아의 평화를 담당하고 실현해 나가기 위해 서로 위로하고 협력하는 주님의 귀한 그릇으로 쓰임받게 해 달라"고 마음 모아 기도했다.

평화예배 설교를 전한 일본 루터교 부총회장 요시다 타쯔오미 목사는 "일본의 역사를 돌아볼 때 자신이 옳다, 강하다고 말하는 순간이 사실 가장 위험하고 범죄하게 된다"면서 "약함 가운데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며 서로 돕고 그리스도의 걸어가신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말했다.

한일 평화를 위해 힘쓸 것을 다짐하는 평화선언문도 발표했다. 일본루터교회 애모토 신리 목사와 한국루터교 이병창 교회협력국장이 낭독한 선언문에서 두 나라 목회자들은 먼저 자신 안에 다툼과 차별, 편견의식이 있음을 인정하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 회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 목회자들은 "일본 정부가 전쟁의 과오를 과거의 일로 돌리고 이에 대한 사과를 마무리하려 한다"면서 "일본 국가가 저지른 전쟁 과오를 진지하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일본 목회자들은 "일본 정부와 일본교회가 한국에 대해 지금까지 많은 전쟁 과오에 가담해 온 것을 회개하며 이웃의 아픔을 치유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세대에도 진실을 알리며 아시아의 이웃과 진실한 회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햇다.

평화선언문에서는 또 어느 누구의 생명도 가볍게 취급되는 전쟁을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평화가 이 땅에 실현되도록 일할 것이라고 목회자들은 선언했다.

목회자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슬픔을 치유하고 일본의 우경화와 역사 역행 방지, 일본의 해이트 스피치(혐오표현) 극복과 한국의 반일감정 극복, 원자력 발전소 폐지 등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제시하며 함께 기도하고 노력하기로 했다.

한일 목회자들은 성만찬에 함께 참여함으로 평화예배를 마무리하고, 그리스도가 주시는 참 평화가 한국과 일본에 임하길 기원했다.

기독교한국루터회 김철환 총회장은 "한일 연합 평화예배는 한일 루터교회의 선교협력의 자리이자, 모든 한일교회의 연대를 위한 자리"라면서 "특히 악화되는 한일관계 속에서 두 나라의 평화선언이 한일 화해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 루터교 목회자들은 내일(9일) 제주 4·3평화공원을 방문하는 등 평화를 주제로 자체 워크숍을 가진 뒤 10일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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