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대통령 아들 20억원 갈취한 국내 최대 폭력조직(종합)

드라마 '아이리스' 현장서, 폭력배들 조직적 동원 뒤늦게 드러나

(사진=경기북부지방경찰청 제공)
前대통령 아들에게 20억원을 갈취하는 등 여러 이권에 개입해 폭력을 휘두른 국내 최대 폭력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특수폭행, 상해, 경매방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국내 최대 폭력조직 A파 두목 B씨 등 17명을 구속하고 6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8년 7월 경기도 양평의 한 수상스키장에서 A파 지역 3개 조직 60여명이 모여 조직 통합결성식을 갖었다.


원로급 조직원은 고문·두목급으로, 부두목·행동대장급 등은 나이순으로 각각 정해 위계를 갖췄다. 신규 조직원에 대해서는 합숙소 생활을 시키며 '선배의 지시는 무조건 따른다', '선배에게 90도로 인사한다' 등 행동강령을 만들어 교육 시켰다.

이들은 전국 3대 조폭 중 2번째로 규모가 큰 조직을 동원해 거대한 연합세력을 과시하며 서울 강남 및 경기 용인, 전북 김제 등 전국구로 이권이 있는 곳이라면 무차별적으로 활동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12년 1월 경기 용인의 한 건설사 소유 토지에 대해 채권자인 前대통령 아들이 토지 공매를 신청하자 토지 소유주의 사주를 받아 조직원 40여명을 동원해 위력을 과시한 뒤 철수조건으로 20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직원들은 이 토지에 컨테이너를 갖다 놓고 용역으로 위장해 20여일간 숙소 생활을 하며 위력을 과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친척으로부터 토지계약과 관련한 모든 일에 대해 위임을 받은 前대통령 아들은 이들 조직원들에 의한 계속된 유찰을 우려해 20억원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9년 8월에는 전북 김제의 한 교회 강제집행 현장에 조직원 30여명을 동원, 상대편 신도 등 100여명에게 소화기 등을 이용해 집단 폭행을 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서는 같은 해 9월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현장에서 연예인 강병규씨의 사주를 받고 조직원 10여명을 동원해 제작진 등을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주범인 조직원은 도주해 1년 뒤에 나타나 피해자들과 합의를 하고 우발적으로 다른 조직원 1명과 함께 2명이서만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이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돼 범행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달 뒤에는 서울 강남에서 충돌한 부산 최대 폭력조직과 소위 전쟁을 하기 위해 흉기와 둔기 등을 소지한 조직원 150여명을 동원해 대치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6월에는 남양주 별내의 한 아파트분양현장에서 단체로 문신을 드러내고 위력을 과시해 분양신청권 등 1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들은 경찰조사를 받고 나온 조직원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은 뒤 정신병이 있다고 다시 진술하라"고 하는 등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수사 방해를 시도하려다 미수에 그쳤던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관내 지역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하는 대규모 조직폭력배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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