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프로야구 투수 7명, 승부조작 및 도박 적발

NC 구단은 소속 선수의 승부조작 숨기고 특별 지명 받게 해

NC구단 관계자 대화 내용. (사진=경기북부지방경찰청 제공)
전·현직 프로야구 투수들이 승부조작을 하거나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베팅을 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NC다이노스는 당시 소속 투수인 롯데 이성민(27)이 승부조작을 한 사실을 시인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신생 구단에 특별 지명을 받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팀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브로커 A(32)씨를 구속하고 전·현직 프로야구 투수 7명과 브로커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NC다이노스 구단 관계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재학은 지난 2011년 3월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2차례에 걸쳐 20만 원을 베팅해 165만 원을 딴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재학은 공소시효가 5년이 지나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사진=자료사진)
KIA 타이거즈의 좌완 투수 유창식(24)은 한화 소속이던 지난 2014년 4월 1일 삼성, 같은 달 19일 LG와의 경기에서 승부를 조작한 대가로 브로커 A씨에게 총 3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불법 도박으로 많은 돈을 잃게 되자 평소 친분이 있던 유창식에게 300만 원을 주고 승부조작을 제의한 뒤 구체적인 경기 일정 및 방법 등을 혐의하고 함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베팅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 이성민은 지난 2014년 7월 4일 LG와의 경기에서 1회에 고의 볼넷을 던져 승부를 조작한 대가로 브로커 B(31)씨에게 300만 원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프로야구 투수 C씨는 공익근무 당시 생활이 어렵자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돈을 벌기 위해 같은 팀 선수들에게 '1회 첫 볼·첫 타자 볼넷'을 던지거나 '헛스윙'을 해달라며 승부조작을 부탁했다가 거절을 당해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NC다이노스 구단 관계자 2명은 지난 2014년 이성민과 C씨가 승부조작을 한 사실을 시인하자 특히 이성민을 보호선수 20인에서 제외하고 신생구단에서 특별 지명을 받게 하는 등 조직적으로 은폐해 10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구단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KBO에 보고 없이 내부회의를 통해 유망투수인 이성민이 '자질은 우수하나 야구에 대한 진지함이 없고 코치진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거짓 사유로 특별 지명을 받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밖에 전·현직 프로야구선수와 친분이 있는 사회 선·후배 10명은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각 20만 원~2억3천만 원을 베팅하는 등 총 7억 원 상당의 도박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민순 사이버팀장은 "검거된 선수들이 1회 볼넷으로 승부조작을 함으로써 마치 몸이 풀리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등 감독이나 관객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자연스럽게 범행이 이뤄져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승부조작 사범 및 불법 도박 행위 등을 지속적으로 수사해 나갈 예정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