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출두 우병우, 귀가 때도 뻣뻣∙고압적

15시간 조사 뒤 묵묵부답 "성실히 임했다"는 말 뿐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사진=조선일보 제공)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지 일주일 만에 검찰에 소환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5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고 7일 새벽 귀가했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고검장)은 전날 오전 10시 우 전 수석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그동안 사퇴압력과 검찰 소환에도 버티기로 일관해 온 우 전 수석이 특별수사팀이 구성된 지 약 두 달 반,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지 일주일 만에 검찰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 전 수석은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15시간의 검찰 조사를 받고 7일 새벽 1시25분 쯤 서울중앙지검을 나와 "조사에서 충분히 다 말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기자들이 '정강 회사자금 횡령 관련 의혹에 대해 소명했는지', '차은택 씨 뒤를 봐줬다는 의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지만 우 전 수석은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뻣뻣하고 싸늘한 표정으로 대답 없이 걸음을 옮겼다.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이 검찰에 출두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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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는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지만 우 전 수석은 아무 말 없이 차량에 올라타 귀가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 전 수석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현장에 나와 우 전 수석의 귀가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검찰은 15시간에 걸친 조사에서 우 전 수석을 상대로 넥슨 측과 처가 간의 강남 땅 거래, 처가의 화성 땅 차명 보유, 의경 아들 보직 특혜, 가족회사 정강 관련 횡령·배임 관련 의혹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은 주식 대박 사건으로 이미 구속된 진경준 전 검사장에 대해 부실한 인사 검증을 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가족회사 '정강' 공금 유용 등 각종 비위 의혹이 제기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이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조사를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이 가족회사 관련 질문을 받자 날카로운 눈빛으로 기자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다만 검찰은 지난 9월, 이미 넥슨과 우 전 수석의 처가 땅 거래 의혹에 대해선 "자유로운 사적 거래"라는 말로 사실상 무혐의 결론을 내린 상태다. 하지만 우 전 수석의 소환도 없이 사실상의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부실 수사 논란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날 우 전 수석에 대한 조사를 마침에 따라 조만간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해 수사 마무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전날 오전 검찰에 출석한 우 전 수석의 시종일관 뻣뻣한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검찰 청사로 들어가기 직전 포토라인에 서서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짓던 우 전 수석은 '가족회사 정강 자금횡령 의혹',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고압적이고 짜증스런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입성 때 최순실씨의 영향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들어가겠다"며 질문엔 대답도 없이 기자들과 마이크를 몸으로 밀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 사이 한 기자가 '가족회사인 정강의 자금을 유용한 것 인정하냐'는 질문을 하자 우 전 수석은 한동안 질문한 기자를 빤히 쳐다봤다. 눈빛에는 속으로 치밀어 오는 '화'와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이 역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사했던 특수통 검사이자 청와대 실세 수석이었던 그가 검찰을 떠난 지 3년 7개월 만에 '친정'인 검찰에 출석했지만 이례적인 그의 출석태도에 비판이 일었다.

한편, 우 전 수석의 검찰 출석현장에는 그를 고발했던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나타나 "야! 우병우"라고 부르며 거친 말을 쏟아냈고 검찰 관계자들이 이를 제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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