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상한 그녀’, 드라마 ‘맨도롱 또똣’ 등을 통해 꾸준히 연기 내공을 쌓아왔지만, 사극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진영은 오디션을 통해 ‘마성의 꽃선비’ 김윤성 역을 따냈고, 짝사랑하는 홍라온(김유정)을 위한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하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살려냈다.
최근 서울 망원동에 있는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 사옥에 만난 진영은 “내가 신인 배우인 줄 아시는 분들도 많더라. 그런 반응이 아쉽기도 했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더 많은 분에게 존재를 알린 것 같아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첫 사극이라 떨리고 긴장됐다. 처음 써보는 말투였고, 평소 입어보지 못한 한복을 입어야 하니 어색하기도 했다. 감독님과 작가님께 수시로 조언을 얻었고, 부담감을 내려놓고 연기하려 애썼다. 여러모로 많이 배운 작품이다.”
-오디션을 거쳐 캐스팅됐다고.
“그렇다. 감독님께서 ‘프로듀스 101’을 보셨는데, 내가 자상하고 다정해 보이셨단다. (웃음). 그 모습 그대로 윤성에게 이입시키면 된다고 하셨다.”
-주연배우 4인방 (박보검, 김유정, 진영, 곽동연) 중에선 가장 나이가 많았다.
“자존심을 버리려고 했다. 내가 형이고 오빠지만, 그 친구들은 나보다 연기 선배이기 때문에 자존심을 세우면 안 될 것 같았다. 오히려 조언을 얻으면서 많이 배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홍)라온이가 ‘이제 찾아오지 마시라’ ‘당신을 보면 세자 저하가 생각난다’며 처음으로 (김)윤성 앞에서 눈물을 보인 장면이다. 윤성은 처음으로 사랑하는 여자가 자신 때문에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접게 되는데, 연기하면서 굉장히 슬펐다.”
-윤성은 라온을 위해 대신 죽기까지 했다.
“마지막으로 사랑했던 여인에게 선물을 주고 떠나려고 했던 것 같다. 윤성은 아마 죽어도 여한이 없었을 거다.”
-감정 이입은 어떻게 했나.
“윤성과 라온은 나이는 어리지만 성숙했다. 그들의 사랑은 가볍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번 사랑을 해도 멋지게, 진심을 담아 사랑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실제로도 사랑에 ‘올인’ 하는 편인가.
“그렇다. 한 번 사랑에 빠지면 다 퍼주는 스타일이다. 데뷔 전 고등학교 때 그런 사랑을 해봤다. 차여본 적도 있다. 데뷔 후에는 연애할 시간이 없더라. 초반에는 연애 금지령이 있었는데, 풀렸는데도 달라진 게 없다. (웃음).”
-사극에 또 출연할 생각이 있나.
“‘구르미’를 통해 사극의 매력을 알게 됐다. 배경이 살아보지 못한 시대이지 않나. 판타지적인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촬영하면서 내가 그 안에 들어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래 꿈은 ‘연예인’이었다. 연기자도 하고 싶고 음악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방법을 잘 몰랐다.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보조 출연 같은 걸 하면서 경험을 쌓았고, 기획사에 들어가 먼저 가수로 데뷔하고 연기도 하게 됐다.”
-연기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나.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배우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빨리 배워서 더 잘하고 싶다.”
-‘구르미’에서는 후회 없이 연기했나.
“노력을 많이 했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돌아보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많을 걸 배웠다는 생각이다.”
“둘 다 이제 진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르미’는 나를 조금 더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 내 연기를 보신 분들에게 앞으로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게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가수로서도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최근 멤버들과 새 앨범을 준비하면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올해 안에 B1A4 새 앨범으로 돌아올 테니 기대해달라.”
-‘워커홀릭’ 같기도 하다.
“그렇게 됐다. 보통 일을 할 때는 하루 2시간 정도 잘 때가 많고, 밤을 새울 때도 있다. 이제는 오래 자고 싶은 날에도 눈이 저절로 떠진다. (웃음). 예전에는 즐기면서 듣던 음악도 이제는 소스를 분석하면서 듣게 된다.”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게 하나.
“스트레스 받을 것 같으면 바로 손을 놓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마음이 약해지면 금방 무너질 수 있는 직업아닌가. 그만큼 자신을 더 세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생 뭐 있어?’라는 말을 자주하기도 한다. ‘대충 살자’는 게 아니라 ‘인생 뭐 있나. 어차피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겁먹지 말자’고 나에게 하는 거문 주문이다. 그 말을 하면서 스트레스 덜 받고 긍정적으로 일을 진행하게 된다.”
-진영이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은.
“후회 없이 일하는 것이다. 인간 정진영으로도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