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4일 검찰 조사를 받던 중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보고 아무런 말없이 펑펑 눈물을 쏟으며 울었다고 한다.
비선실세였던 자신이 구치소에 수감된 처지, 40년 동안 인연을 맺어온 박 대통령이 검은 색 옷을 입고 나와 울먹이며 고개숙인 담화를 하는 모습에서 감정의 동요가 있었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최씨에게 박 대통령의 담화를 시청하게 한 건 일종의 수사 기법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혹시 박 대통령이 자신을 보호해 주리라는 한 가닥의 희망이라도 갖고 있으면 포기하라는 차원에서 보여줬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담화에서 최씨를 "특정 개인" 지칭하며, "이권을 챙기려고 여러 위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사사로운 인연을 끊겠다"고도 했던 만큼, 최씨가 배신감을 느껴 반발 심리로 진술 태도를 바꿀 것이란 예측을 검찰이 했을 수 있다.
순순히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수준을 넘어 박 대통령의 개입과 지시가 있었다면 이를 낱낱이 검찰에 진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가능하다.
지금껏 대부분 혐의를 부인해왔던 최씨는 그러나 진술 태도에 있어서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한다.
거꾸로 박 대통령은 검찰 조사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도 최씨의 비위를 몰랐다고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이 때문에 최씨가 박 대통령의 담화를 듣고, 끝까지 박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입장을 고수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최씨와의 인연에 대해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들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다. 도움을 받고, 왕래했다"고 말했다.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추었던 것이 사실"이라고도 했다.
끈끈한 인연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 된다.
최씨의 진술이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된 박 대통령 수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최씨의 박 대통령 담화 시청이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