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뗀 우병우 검찰 출석…최순실 질문은 회피(종합)

뻣뻣한 태도로 각종 의혹 묻자 기자 빤히 쳐다보기도

가족회사 '정강' 공금 유용 등 각종 비위 의혹이 제기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사퇴 촉구와 검찰 소환에도 버티기로 일관했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검찰에 출석했다.

포토라인에 선 우 전 수석은 쏟아지는 질문에 "검찰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라고만 밝혔다.

최순실씨와 진경준 전 검사장과 관련한 질문에는 "(이제 그만) 들어갑시다"라고 답변을 피하는 등 다소 고압적 태도를 보였다. 사과나 유감 표명도 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려는 모습이었다.

횡령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소환된 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순실 게이트'로 지난달 30일 민정수석에서 경질된 그는 민간인 신분이다.

우 전 수석이 기자들에게 받은 첫 질문은 '최순실 사태에 관해 당시 민정수석으로서 책임을 느끼느냐'였다.


우 전 수석은 "잠깐만…"이라며 머뭇거린 뒤 "오늘 검찰에서 물어보시는 대로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고만 답했다.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유용 혐의에 대해 인정하느냐'는 이어진 물음에는 질문을 던진 기자의 얼굴을 한동안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선 똑같은 대답만 내놨다.

'청와대 입성 당시 최순실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었다'는 의혹에 관해 묻자 그는 포토라인을 지나 기자들을 밀치고 청사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아니다', '모른다' 외엔 할말이 없다는 입장은 여전한지, 진경준 전 검사장 주식 보유 내역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자, 들어갑시다"라는 말 뿐이었다.

우 전 수석은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고검장)이 구성된 지 약 두 달 반 만에 검찰에 출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사했던 특수통 검사이자 청와대 실세 수석이었던 그는 검찰을 떠난 진 3년 7개월 만에 '친정'인 검찰에 돌아와 조사를 받는 처지가 된 것이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넥슨 측과의 처가 강남 땅 거래, 처가의 화성 땅 차명 보유, 의경 아들 보직 특혜, 가족회사 정강 관련 횡령·배임 관련 의혹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검찰은 처가 땅 거래 의혹에 대해선 우 전 수석 소환도 전에 이미 "자유로운 사적 거래"라는 말로 사실상 무혐의 결론을 내린 상태다.

우 전 수석은 주식 대박 사건의 진경준 전 검사장에 대한 부실한 인사 검증을 했다는 의혹도 불거져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해 수사 마무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8일 우 전 수석을 수사의뢰했던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불러 감찰 내용 누설 의혹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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