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 지도부와 야권 대선주자들, 국회의원 6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故)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 대거 참석해 고인의 가는 길을 추모했다.
민주당에서는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안규백 문희상 전해철 박남춘 설훈 이종걸 등 모두 48명의 의원이, 국민의당은 박지원 비대위원장과 김성식 정동영 이태규 등 13명, 정의당에서는 심상정 공동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이정미 의원이 각각 참석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추도사에서 "박 대통령은 한시바삐 국정에서 손을 떼고 내려와야 한다"며 "계속 국민 뜻을 거역한다면 저와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정권퇴진운동에 들어갈 것을 이 자리에서 재차 경고한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해 "박 대통령이 철회하든지 본인이 사퇴하든지 해야 한다"며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강경투쟁으로 간다. 공은 대통령에게 넘어갔다"고 압박했다.
대선 주자들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문 전 대표는 영결식 직후 기자들에게 "백남기 선생님과 유족께 죄송스럽고, 이 땅의 모든 농민께 죄송스러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총리 지명 등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대통령이 하야하면 문재인·안철수 두 명만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취지의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언급에 대해 "이런 국가 위기 상황에서조차 대선에 목매는 모습이 국민께서 실망하는 근본 원인"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무너진 헌법정신과 정의를 새롭게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온몸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늘 이 집회에도 경찰은 소방수 사용을 요청해왔지만 불허했다. 경찰의 진압 목적 소방수 사용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며 "불의한 권력의 정점에 선 박 대통령의 하야를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박 대통령은 이미 민심의 바다에 탄핵당한 상태로, 국민을 사랑한다면 2선 후퇴하고 의회 지도자와 즉시 상의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많은 민심의 바다에 이 정부는 침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부겸 의원은 "박 대통령이 상황을 정확히 못 꿰뚫고 있다"며 "민심의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 그런 상황이 오면 모든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당 지도부와 대부분의 대선 주자들은 자리를 떴지만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민주당, 정의당, 무소속 등 20명 가까운 의원들은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민주당은 별도특검과 국정조사, 김병준 총리 내정 철회, 대통령의 2선 후퇴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정권퇴진 운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고 국민의당도 대통령 탈당, 총리 내정 철회, 영수회담을 통한 새 총리 선임 등을 주장하고 있어 야권은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