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하야' 상복 입은 대전 시민 "대한민국은 죽었다"

하야굿, 하야가, 하야시까지 등장..수천 명 모여 한목소리

5일 오후 3000여 명의 시민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며 거리에 나왔다.(사진=김미성 기자)
비선 실세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대전 시민이 상복을 입고 거리로 나왔다.

수천 명의 시민은 하야 굿을 보고 하야 가(歌)를 따라 부르며 분노를 표출했다.

3000여 명(경찰추산 1800명)의 시민은 5일 둔산동 타임 월드 앞에서 민주수호대전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대전시민 샤우팅 대회에 참가해 "우리의 소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 운영이 최순실 씨에 의해 조종당하면서 이 땅에서 민주주의는 사라졌다"며 "박근혜가 주범이다. 박근혜는 즉각 하야하라. 새누리당 공범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세금을 '복비'에 비유하며 "이 나라는 망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상복입은 대전 시민들(사진=김미성 기자)
이에 시민들이 상복을 입기 시작했고, 미리 준비한 영정에는 "일어나라 대한민국"이란 글씨를 새겼다.

상복을 입고 무대에 선 소리꾼이 "소리로다 소리로다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노래하자 사람들이 다 함께 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상복을 준비한 대전예술인연대 이모(47·여) 씨는 "지금 대한민국은 망한 수준이나 다름없다"면서도 "단순히 비관만 하기보다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지만, 다시 살려내자는 의미로 영정에 일어나라 대한민국이란 문구를 새겼다"고 말했다.

성직자를 꿈꾼다는 유원대학교 이승석(22) 씨는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만 피를 보고 있다"며 "부디 박 정권이 정신을 차려서 고통 속에 살아가고 계신 분들이 다시 일어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대회 중간에 사회자는 교육청 관계자를 찾으며 "괜히 학생들 집회 참여 방해하는 쓸데없는 행동 하지 말라"고 꼬집기도 했다.

대전작가회의 김채운 시인은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시를 지어 낭독해 시민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그는 시를 통해 "대통령 코스프레는 이제 그만 /우리나라 대통령은 혼이 나갔습니다/ 혼을 잃은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닙니다/ 그냥 가짜입니다/(중략)...정치는 굿판이 되고, 우리가 낸 세금은 복채가 되어 비리의 광맥은 캐면 캘수록 파면 팔수록 요지경입니다/ 가짜를 옹호하며 권력을 쥐고 흔든 환관들/ 으쌰으쌰 충성하고 시커먼 제 야욕을 채우기 위해 죄악의 놀음판 부추기고 모른 척 눈감아온 세월입니다/(중략)...우린 날마다 피가 솟구칩니다/ 울분에 잠 못 이룹니다/ 박근혜여 일말의 염치가 있다면 이제라도 그만 내려오시라/ 그 자리 당신 자리 아니다/ 대통령 코스프레 이제 멈추고 닥치고 하야하시라"고 말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고등학교 2학년 최모 군은 "선생님은 학생인 너희는 앉아서 공부나 하라고 한다. 왜 데모를 하고 시위를 하냐고 한다"라면서도 "이 땅 대한민국은 나만을 위한 나라가 아니기에 나 자신의 안위만 위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소리쳤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상복을 입고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타임 월드에서 샘머리 공원까지 '박근혜는 하야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를 외치며 행진했다.

한편, 주최 측은 민중 총궐기가 열리는 12일까지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촛불 행동'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5일 토요일에는 오후 4시에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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