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지만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민 대변인은 "이 대표가 중진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눈 다음 결정하겠다고 했다"며 "당이 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중진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이 대표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의총은 이날 오후 4시에 시작됐다.
7시간 가까운 마라톤 의총에서 모두 43명이 발언자로 나섰다.
의원들은 이 대표에게 어떤 방법으로 위기를 극복할 건지 로드맵을 요구했다.
민 대변인은 "이 대표의 발언 이후 공감을 표시하는 박수가 나왔다"며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과 반대하는 의원들의 의견이 거의 반반이었다"고 전했다.
의총 중간 정진석 원내대표는 예산정국이 마무리 된 후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고위원인 강석호 의원 역시 "주말 동안 거취에 변동이 없으면 오는 7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겠다고 지도부에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최고위원인 이장우, 최연혜 의원은 지도부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장우 의원은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고 했지만 현재 그대로 무책임하게 다 나갈 수 없다"며 "수습 이후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중진 의원들에게 '역할'을 요구하는 주문도 쏟아졌다.
민 대변인은 "많은 의원들이 최경환, 김무성 전 대표 등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에게 역할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당에서 정치가 실종된 것 같다는 우려가 많이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새해 예산안 처리와 거국내각 구성이 마무리되는 대로 원내 사령탑에서 물러나기로 발표했다"며 "생즉사 사즉생이다. 버리고 비워야 언젠가 국민들이 다시 채워주시지 않겠냐"고 밝혔다.
강석호 의원도 "사직서는 늘 가지고 다녔지만 혼자만 나서면 지도부를 곤란하게 하는 것 같아서 고민했는데 오늘 들어보니 사퇴하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다음주 월요일 최고위 전까지 지도부 사퇴 의사가 없으면 개인적으로 사퇴 성명을 먼저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대표는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의총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