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님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1, 2회로 나뉘어 올라온 이 글은 이날 박 대통령이 전한 대국민담화의 문제점을 일목요연하게 반박하고 있다.
글쓴이는 먼저 박 대통령이 전한 "앞으로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도 모든 책임을 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라는 발언을 문제 삼았다.
글쓴이는 "'책임을 지겠다'가 아니라 '각오가 돼 있다'라니요. 나의 각오를 무너뜨리겠다는 각오로 수사에 임해달라고 검찰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들리는 건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져 버린 저의 불신이 만들어낸 오해일까요"라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의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하여 가족 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습니다" "이미 마음으로는 모든 인연을 끊었지만, 앞으로 사사로운 인연을 완전히 끊고 살겠습니다"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사사로운 인연을 완전히 끊고 살겠다'니요. 대통령은 문제의 본질을 아직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인가요. 그렇게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기계처럼 정치를 해온 결과, 바로 그 사사로운 인연에게 자신의 통제하에 있어야 할 자유의지의 조종간을 빼앗겨버린 것을."
이어 "진정한 인간미와 인간성을 내면화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조건을 스스로에게서 박탈시켜버린 이가 어떻게 인간적인 정치를 할 수 있으리라, 그 누가 기대할 수 있단 말입니까"라며 "이제 그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세요. 모든 문제를 대통령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혼잣말로도 충분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글쓴이는 다음과 같은 엄숙한 당부로 박 대통령을 향한 직언을 끝맺고 있다.
"심판은 이미 내려졌습니다. 검찰 수사결과와 상관없이 스스로의 결단으로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길이야말로 당신이 한 명의 존엄한 인간으로서, 그 누구의 꼭두각시도 아닌 자기자신의 주인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그 행동이야말로 당신의 마지막을 인간답게 장식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