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사퇴 압력 맞다"

김종덕 전 장관으로부터 물러나라는 통보 받아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압력을 받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조 회장은 3일 오후 퇴근길에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된 배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언론에 다 나왔는데, 기사에 나온 것이 90% 맞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 5월 2일 김 전 장관으로부터 "(조직위원장에서) 이만 물러나 주셔야겠다. 이유는 저도 모른다"라며 사퇴 압력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장관이 실세의 지시를 받고 조 회장에게 물러나라고 통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조 회장이 미르재단에만 10억원을 기부하고 K스포츠재단 기부를 거부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해임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조 회장은 또한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실소유주인 더블루케이와 업무 제휴를 맺은 스위스 건설회사 '누슬리'에 평창 올림픽 사업을 맡기는 것에 반대해 최씨측의 눈 밖에 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 회장이 이튿날인 3일 사퇴를 발표하자, 문체부는 6시간만에 미리 물색해 둔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후임 조직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조 회장은 당시 조직위원장에서 사퇴할 때 "한진해운 경영정상화에 주력하기 위해 사퇴한다"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한진그룹 관계자는 "당시 왜 갑자기 교체됐는지 우리도 궁금했다. 조 회장도 당시 물러나게 된 이유를 정확히 몰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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