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학생 1055명 시국선언…'중립 논란' 총학은 사과

"박근혜 정권에게 더 이상 국정을 맡길 수 없다"...대통령 퇴진 요구


총학생회의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시국선언 불참 표명으로 논란을 빚었던 인제대학교 학생 천여명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인제대 학생 200여명은 3일 오전 인제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제대 학생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학생들은 시국선언문에서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그 권한을 국민이 아닌 최순실을 위해서 썼다. 그렇다면 과연 박근혜는 국민을 위한 대통령을 하고 있는 것이 맞는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박근혜 정권은 국민을 대표하는 정부로서의 명분과 정당성을 잃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불과 14%로 폭락하였고, 20대 청년 학생들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를 찍어 이미 현 정권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박근혜 정권에게 더 이상 국정을 맡길 수 없다. 우리는 역사 앞에 한 점 부끄럼 없는 양심으로 박근혜 정권이 퇴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인제대 학생 5명이 자유발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이번 국정농단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국제경상학부 강인혁 학생은 "헌법 권력의 주인인 국민의 한사람으로 명령한다. 내각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해야 한다"며 "이와 같은 일이 또 있을수 있다.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학생들도 더욱 공부하고 다같이 지켜보고 크게 목소리를 내자"고 말했다.

이번 시국선언문을 제안한 백은지(제약공학과 4학년) 학생은 "일주일 전 1인 시위를 하는데 많은 학생들이 공감해주셔서 이번 기획하게 됐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천 55명이라는 많은 학우들이 함께 해서 감사하다. 행동하는 양심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인제대 민주동문회도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며 재학생들과 뜻을 같이 했다.

이들의 시국선언문에 앞서, 인제대 총학생회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인제대 총학생회는 "학우 여러분과 나라를 걱정해 시국선언에 동참하는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총학생회는 "현재 논란이 된 모든 문제는 이유 불문 저희의 부족함과 짧은 생각에서 도래된 것"이라며 "'선동', '중립'이라는 현 실태에 걸맞지 않은 단어를 써서 분란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어 "그 분란은 교내를 떠나 교외로도 커져 인제대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이런 사태가 언론에 보도돼 재학생·졸업생·교수님 등 인제대 관련 모든 이들에게 수치심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오는 7일부터 인제대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총학생회는 공식 SNS에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를 위한 시국선언에 동참하지 않겠다"며 "대표성을 띤 학생회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결정하는 건 정치적 선동으로 비칠 수 있다. 중립을 지키겠다"고 밝혀 학교 안팎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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