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동의보감'·보물 '대명률' 등 문화재 3808점 회수

회수된 동의보감.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국보급 문화재인 동의보감 25권과 보물로 지정된 서적 등 문화재 3800여 점을 훔쳐 팔고 매입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도굴꾼과 문화재 절도범, 매매업자, 문화재를 사들인 박물관장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전적류(고서) 2758점, 도자기류 312점, 서예류 106점, 공예류 137점, 회화류 495점 등 총 3808점이 회수됐다.

이 가운데 국보급 문화재 동의보감, 보물 1906호 대명률', 삼국시대 도기 86점 등이 포함됐다.


경찰은 유명 사찰에서 장물로 의심되는 국보 319호와 동일 판본인 동의보감 초간본을 매입해 은닉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유명사찰 스님 출신 문화재 매매업자인 이모(60)씨는 지난 1999년 절도범 김모(57)씨에게 매입한 동의보감 25권을 지난 2001년 이 사찰에 2천만 원을 받고 재판매 한 것으로 드러났다.

25권이 한 세트인 이 동의보감은 국보 319-1~3호로 지정된 초판본과 같은 판본으로 확인됐다. 동의보감의 가치는 한 권당 2천만 원 이상에 달하며, 25권 전체는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 회수된 동의보감 25권 대부분에서는 내사기(궁에서 누구에게 하사한다는 기록)가 오려진 채 발견됐다.

국보로 지정된 동의보감은 현재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학중앙연구회, 규장각 등 3곳에 보관돼 있다.

압수된 보물 제1906호인 서적 대명률.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보물 제1906호인 서적 대명률은 사설 박물관장 김모(67)씨가 장물범 이모(69)씨에게 매입한 뒤 '가문 대대로 내려오던 보물'이라고 속여 올해 7월 보물로 지정 받았다.

김씨는 자신의 전과 때문에 아내의 명의로 보물을 신청한 뒤 4년간 자신의 박물관에 전시했다.

대명률은 명나라 대명률 3차 편찬시기인 1389년(홍무 22년)본을 판각해 인쇄한 것으로 현재 중국에 남아있는 1397년 반포된 최종본 보다 앞서는 희귀본으로 확인됐다.

도굴범으로부터 압수한 삼국시대 도기들과 고려시대 청자들.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경찰은 문화재 절도범 A씨를 설득해 15년 전 설모(59)씨와 함께 충청도의 한 산성에서 도기를 도굴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설씨의 집에서 삼국시대 도기와 고려시대 청자 등 도난 문화재 562점을 회수했다.

이 밖에 도난 된 독립운동가 이상화 시인 일가의 유물을 매입·은닉한 8명을 검거하고 관련 유물 3천 221점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화재 절도범이나 이를 매입한 장물범들이 처벌을 면하기 위해 공소시효가 지난 때까지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은닉 후 이를 장물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많아 도난 문화재 출처를 추적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문화재 절도범 등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문화재 해외 밀반출에 대비해 문화재청·공항·항만 등과 협조, 문화재 비리사범 단속체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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