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스캔들 아시아 역학관계 균형 깨뜨릴 수도"

파이낸셜타임즈 사드 배치 의혹 언급, "지역협력 강화 능력 자체가 저해될 수 있어"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종민기자
외국 언론들이 ‘국정농단’의 당사자인 최순실씨가 사드 배치 등 외교·국방 분야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사설에서 최씨를 최면술사의 대명사인 ‘스벵갈리’에 비유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확실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스벵갈리는 프랑스·영국계 작가 조르주 뒤 모리에의 소설 '트릴비'(1895)에 등장한 인물로 가난한 음치 소녀 트릴비에게 최면을 걸어 디바로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신문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박 대통령의 개인사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사람이 대통령에 대해 스벵갈리와 같은 장악력을 발휘했다고 한국인들은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을 박근혜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한 점을 들며 최순실 사건이 한국 내부만 아니라 아시아 역학관계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는 스캔들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현재의 정치 위기에 지역협력 강화 능력이 저해되면 평양은 더 대담해지고, 한국·일본이라는 축이 침식된다면 미국의 영향력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순실씨의 아버지인 고 최태민 씨가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불리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신비주의나 샤먼에 빠진 세계 지도자들의 사례를 정리해 보도했다.

신문은 대선 승리를 예측한 점성술사에 의지한 마힌다 라자팍세 전 스리랑카 대통령, 이슬람 예언가가 자신의 암살을 꾀했다고 주장한 나이지리아 전직 대통령의 사례 등을 소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고 육영수 여사 서거 뒤인 1975년 최태민 씨가 박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와 함께 최태민 일가와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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