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대책' 투기수요 차단, 실수요자 보호…시장침체 우려도

부동산 전문가들은 3일 발표된 정부의 '주택시장 관리방안'이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를 차단하면서,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내년 이후 입주물량이 급증하고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이번 11·3 부동산대책으로 분양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재건축 열풍의 진앙지였던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나 과천은 입주 때까지 전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전매시장이 통째로 증발하면서 거래가 축소되고 분양가의 고공행진에도 제동이 걸리고 청약경쟁률도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리얼투데이 김광석 센터장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이 많이 떨어질 것이다. 바로 되팔 수 있는 방법도 없어졌고, 가수요들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미 분양이 끝나 분양권 전매제한 등이 적용되지 않거나, 규제를 피한 지역에 투기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박합수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 4구를 제외한 서울 지역의 전매제한 기간은 1년 6개월로, 입주전까지 전매 자체는 가능하기 때문에 마포구, 서대문구 등 강북 재개발 지역에 수요가 집중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관측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이번 대책에서는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배제돼 조합원 지위 양도는 자유롭기 때문에, 분양권에 몰리는 수요가 일부 입주권으로 쏠리는 부작용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풍선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강남4구를 중심으로 한 투기적인 요소들이 주변지역으로 이전될 가능성은 있지만, 정책적 의지가 굉장히 강하게 나타나는 시점에서는 풍선효과가 진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데 이어 "시장 동향을 정례적으로 점검해 필요시에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강력 대응해 나가겠다"며 추가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함영진 센터장도 "계약금만으로 시세차익을 노린다든지, 강남권의 전매규제의 틈새 상품을 찾아 이동하는 수요가 강북에 불거지는 풍선효과를 유발하기는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분양시장 위축으로 자칫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광석 센터장은 "분양시장을 제외하고는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돼 있는 상황이 아니고, 전반적으로 건설경기가 위축돼 있는 상황"이라며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의도는 좋은데 이런 것들이 시장을 침체시킬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강남이 꺾이면 지방은 더 많이 꺾일 가능성이 높고 그렇지 않아도 침체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침체돼 하락기로 접어들 수 있다. 더욱이 내년에는 금리인상, 경기불황, 산업구조조정, (입주) 물량압박으로 인해서 하락이 예상되는 시점이라서 충격이 조금만 가해져도 부동산시장이 급속히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합수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이 예상보다 강력하고, 분양권 전매 제한이 예상보다는 기간이 길어서 분양시장 안정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지만 지나칠 경우 분양시장이 경색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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