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일 오후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8-1로 승리해 파죽의 4연승으로 2년 연속이자 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두산은 니퍼트와 장원준, 보우덴 그리고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선발 4인방을 앞세워 4경기동안 NC의 득점을 2점으로 묶는 대기록을 썼다. 한국시리즈 종전 팀 최소득점은 2005년 두산이 삼성을 상대로 4경기에서 기록한 5점이다.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특히 '판타스틱4'를 앞세운 두산 마운드는 시즌 내내 강력한 지배력을 과시했다.
두산은 정규리그를 93승1무50패로 마쳐 역대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시즌 팀당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언젠가 2000년 현대 유니콘스의 91승 기록이 깨질 것이라는 전망은 있었다. 두산이 해냈다.
니퍼트는 22승을, 보우덴은 18승을 올렸고 장원준과 유희관은 각각 15승씩 달성했다. KBO 리그 역사상 한팀에 4명의 15승 이상 달성 투수가 나온 것인 2016년 두산이 처음이다.
방망이도 강했다. 두산은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팀 홈런 1위(183개)에 올랐다. 또 팀 타율(0.298), 팀 출루율(0.378). 팀 장타율(0.473)에서도 경쟁팀이 없었다.
이처럼 압도적인 전력을 바탕으로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만에 우승을 결정짓는 저력을 과시했다.
단일 시즌만 놓고보면 해태 타이거즈, 현대, SK 와이번스 그리고 최근의 삼성 라이온즈 등 KBO 리그를 지배했던 팀들과 비교될만 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역대 강팀들과의 비교에 대해 "역시 선발투수 4명이 가장 컸던 것 같다"며 "일단 선발투수가 막아주니까 공격이 막히다가도 막판에 쳐서 이긴 경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형 감독은 "역대 강팀을 보면 역시 선발이 좋았다. LG가 우승할 때 김용수, 김기범, 정삼흠 등이 있었고 현대도 선발투수가 좋았다. SK는 선발도 좋았고 중간에 전병두가 있었다. 선발이 무너지면 들어와 3~4이닝을 막아줬다"고 말했다.
해태에는 선동열이 있었고 삼성에는 오승환을 비롯한 특급 불펜과 탄탄한 선발진이 있었다.
올해 두산은 역대 최강팀들과 비교돼도 손색이 없다. 우승 이후에도 여운이 진하게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두산 왕조가 열릴지가 관심사다. 특히 압도적인 힘을 갖춘 마운드는 왕조로 가는 기본 조건. 두산은 가능성을 보였다.
챔피언에게는 운도 따르는 법. 최근 2년동안 프로야구를 강타한 불법도박과 승부조작 의혹 스캔들의 직격탄을 맞은 팀들을 공교롭게도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다. 그렇다고 우승을 폄하해서는 안된다. 특히 올해는 상대가 100% 전력이었다 해도 두산을 이길 수 있었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 두산은 압도적이었다.
두산이 더 강해지고 올해와 같은 위압감을 앞으로도 쭉 이어간다면 '두산 왕조'가 활짝 열릴 것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두산에게는 올해가 고비였다. 2016시즌을 앞두고 적잖은 부담감에 사로잡혔다.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타선에서 김현수를 잃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간판타자의 공백을 메워야 했다.
김태형 감독은 "부담감이 많았다. 김현수가 빠졌고 외국인선수들은 검증이 되지 않았다"며 "처음 시작할 때는 우승을 생각하지 않았다. 7월에 주춤할 때 마음을 비웠다. 아예 2위를 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힘을 내서 다시 올라갔다. 선수들이 정말 잘하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다운 야구를 이기는 야구로 정의했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승리 추구로 3연패, 4연패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다운 야구는 이기는 야구다. 이겨야 다 말이 된다. 이기기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하는 것이지 다른 것을 준비한다고 이기는 게 아니다. 이기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 두산 베어스다운 야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