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된 표정으로 잠수사 마스크를 써보는 고등학생 옆에 물이 가득 채워진 수조 안에서 산업잠수사가 용접 불꽃을 번쩍이며 직접 수중용접 시범을 보인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자동차가 행사장 곳곳을 누비고, 카메라로 인식한 사람의 자세를 따라 움직이는 드론이 '윙윙' 바람 소리를 내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한국폴리텍대학(이사장 이우영, 이하 폴리텍)이 2일 경기 고양킨텍스에서 개최한 '한국폴리텍 EXPO(이하 엑스포)' 풍경이다.
폴리텍 개교 10주년을 맞아 '한국폴리텍 10년. 제4차 산업혁명, 우리가 만드는 대한민국 일자리'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전국 35개 폴리텍 캠퍼스, 145개 학과가 총출동했다.
50여종의 직업체험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는 직업체험관 역시 학생들에게 손에 잡히는 현장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됐다.
빅데이터 체험 행사장을 준비한 서울강서캠퍼스 데이터분석과 김영운 교수는 "보통 빅데이터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겠지만 실제 그 결과를 실감하기는 어렵다"며 "정부의 공공데이터를 이용해 빅데이터 프로그램으로 분석·시각화한 결과를 직접 체험하고, 어떻게 취업으로 연계되는지 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국 각지에서 선정된 졸업생들의 60개 우수 작품을 전시해 폴리텍 학생들의 기술 수준을 공유하고, 학과 상담으로 연계되는 졸업작품전시관도 운영됐다.
선배의 졸업 작품 전시를 구경하기 위해 부산캠퍼스에서 왔다는 1학년 이재호(22) 씨는 "전국 폴리텍 대학생들이 각자 캠퍼스를 대표해서 왔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자부심과 경쟁이 있다"며 "다른 캠퍼스 학생들의 결과물에 큰 자극을 받았고,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실제로 150명의 인재 채용을 목표로 20여 개의 우량기업이 진행하는 채용관, 권역별 8개 대학 및 인기학과 20선 등 연령·직종·과정·지역별 맞춤형 상담이 이루어지는 상담관까지 약 200여 개의 부스가 행사장에 마련됐다.
덕분에 이날 행사는 비단 폴리텍 대학생과 교수 뿐 아니라 채용 부스를 차린 기업인이나 진로를 탐색하기 위해 직업 체험프로그램을 찾은 고등학생 등 1만 6천여명의 인파가 몰려 성황리에 진행됐다.
화학업체 솔브레인 홍기선 노무팀장도 "다른 채용박람회는 기업과 학생 간의 눈높이나 정보 괴리가 큰 '미싱 링크'가 발생하고는 하는데, 폴리텍 학생들의 경우 산업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아 만족스럽다"며 "이미 여러 학생들이 입사지원서를 제출했다"고 귀띔했다.
이 자리에서 이원재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직업훈련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예상되는 기술 인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전국 35개 폴리텍과 광역권의 창업 및 기술혁신 프로세스가 긴밀하게 연계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우영 폴리텍 이사장은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아 미래의 일자리가 어떻게 바뀌는지, 학생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보여주고 체험하는 행사를 마련하고 싶었다"며 "특히 4차 산업혁명이 만들 일자리를 정확히 예측하고 교육 훈련 프로그램 마련, 제공하겠다는 약속의 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고등학생들이 직업을 미치 체험할 수 있는 5개 학과 분야를 엄선, 폴리텍 교과과정과 졸업작품 등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했다"며 "4차 산업혁명이 이미 눈앞에 왔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도록 전시행사를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엑스포는 오는 3일에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무료로 개방하며,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www.polytechexpo.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