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한눈에 주도자란 느낌받아
-장시호 "내가 하면 돼, 걱정마" 장담
-사무실 한번 안 온 임원도 존재
-동계종목인,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허승욱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회장)
장시호 씨가 사무총장이 되면서 문체부로부터 6억 7천만원의 예산지원을 받은 겁니다. 특혜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당시 이 사단법인에는 유명한 동계종목 스타들이 임원으로 참여했는데요. 그중의 한 사람,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국 스키계의 간판스타죠. 허승욱 회장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허승욱 회장님 나와 계십니까?
◆ 허승욱> 안녕하세요.
◇ 김현정> 원래 우리 스키계의 간판선수시잖아요.
◆ 허승욱> 이제 선수가 아니죠. (웃음)
◇ 김현정> 그렇죠, 선수셨죠.
◆ 허승욱> 네. 지금은 평창올림픽에 또 출전해 보려고 전지훈련에 나와 있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가지고 마음이 그래서 이제 귀국을 하려고 귀국길에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미 영재센터의 회장직을 맡고 계시는 중이었지만 평창에 한 번 더 뛰어보려고 전지훈련을 프랑스에서 받고 계시는 중에 이런 사건이 터진 거군요?
◆ 허승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영재센터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신 거예요?
◆ 허승욱> 처음에는 제가 알기로는 이 영재센터가 그 당시에 (이)규혁이나 다른 초대회장님이나 이런 분들이 '영재 육성을 해야 되지 않겠냐? 올림픽을 앞두는 것에 있어서 좀 해야 되지 않겠냐?'라고 해서 저는 그러면 훨씬 좋지 않나 싶었죠. 지금 선수층이 얇거든요.
◇ 김현정> 그래서 그렇게 동계종목을 살려보려고 영재센터가 좋은 뜻이라고 해서 동참하신 거군요?
◆ 허승욱> 처음에는 그런 걸로 저는 알고 들어갔고요. 저는 그렇게 해서 시작을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러면 그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 개명 전의 이름은 장유진이라고 하는데.
◆ 허승욱> 네, 장유진이요.
◇ 김현정> 장유진 씨 목격하셨어요?
◆ 허승욱> 아유, 그럼요. 거기 센터에 처음에 와서 얘기도 했고요. 그분이 만들었다는 이런 얘기는 안 했지만 만든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제가 보니까.
◇ 김현정> ‘이 사람이 주도구나!’라는 느낌을 첫날 참여해서 받으셨어요?
◆ 허승욱> 그렇죠. 사람이 보면 그런 게 느낌이 오잖아요. 이거 영재를 어떻게 끌고 나가는지 소개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국고로 지원이 내려온다고 그러고. 그러니까 저는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고 '진짜 뭐가 됐구나?' 그런 느낌이었죠. 사단법인이라고 하니까요.
◆ 허승욱> 있었다가도 옛날에는 없어졌다가 지금 또 다시 생겼다는 말도 있고 그런 말도 있더라고요. 저도 스키 타는 후배들한테 들었는데 옛날도 영재센터가 있었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그게 있는데 거기다가는 국고지원 제대로 안 해 주면서 이런 걸 또 만드나?' 이런 의심은 안 하셨습니까?
◆ 허승욱> 그때는 제가 그게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영재센터가 있는지 모르고 지금 어제 들었어요.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요. 게다가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는 주종목이 빙상이 아니라 승마였답니다. 승마선수 출신이래요. 그런데 승마선수가 동계스포츠의 영재센터를 주도적으로 만든다? 이게 뭔가 이상하다는 건 그때 못 느끼셨어요?
◆ 허승욱> 그런데요. 그 당시에는 운동하는 선수들이 그 친구, 그러니까 장유진이라는 친구를 신경을 안 썼어요. 왜냐하면 사실 우리가 그분을 보고 센터에 들어간 게 아니거든요. 우리 선배님이 센터에 계셨으니까요. 거기서 만났을 때도 그 친구가 한다는 걸 진행하면서 눈치로 알았지, 그다음부터는 주도적으로 다 하더라고요.
◇ 김현정> 혹시 그 주도적으로 했다는 내용 중에 '내가 있는 동안은 우리 센터가 지원을 잘 받을 거다' 이렇게 호언장담을 했다든지 이런 것도 들으셨어요?
◆ 허승욱> 얘기하는 자신감이 있잖아요. '내가 이렇게 하면 돼, 걱정하지마' 이런 식으로 얘기하더라고요.
◇ 김현정> '내가 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요?
◆ 허승욱> 얘기 자체를 안 해도 애들이 다 지시에 따르고 하니까 '센 애구나' 싶었죠. '아빠가 높은 관직에 있었나?' 저희가 이런 생각은 했었죠.
◇ 김현정> '애들이 따른다'라고 할 때 그 애들이라는 건 어떤 애들이요?
◆ 허승욱> 캠프에 오는 친구들 있잖아요. 도와주러 온 사람들.
◇ 김현정> 그렇죠, 스태프들.
◆ 허승욱> 그런 사람들을 다 좌지우지했으니까요. 그 사람들은 아마 제가 회장인 걸 모를 걸요?
◇ 김현정> 그런데 작년 6월에 설립된 이 신생 영재센터가 정말 장유진, 장시호 씨의 장담처럼 1년 사이에 6억 7000만 원의 정부 예산을 받았습니다. 이게 하계스포츠 말고 동계스포츠인들 말에 따르면 '신생단체, 즉 아무런 실적도 없는 신생단체에 이렇게 지원금이 많이 내려온 건 우리 살다살다 처음 본다'라고 하던데요. 이거 맞나요?
◆ 허승욱> 솔직히 저는 국고가 얼마 내려 온지도 몰랐어요.
◇ 김현정> 어떻게 모르실 수 있습니까? 회장님이신데요?
◆ 허승욱> 저한테 보고를 해서 '예산이 얼마나 내려왔다 저보고 사인을 해라, 서류상에 뭘 해라, 결재를 해라' 이런 거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저도 마찬가지고 전 회장님도 그랬을 거예요, 아마.
◇ 김현정> 그럼 그냥 말하자면 선수들 끌어모으는…
◆ 허승욱> 허수아비죠.
◇ 김현정> 그럼 지금 허수아비라고 말씀하셨는데 그야말로 그냥 얼굴마담 역할? 간판 역할을 하신 건가요?
◆ 허승욱> 그렇죠. 그냥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제가 완전히 바보 같은 거죠.
◇ 김현정> 그러면 결재나 행정적인 부분, 예산 흐름, 이런 건 누가 체크한 겁니까?
◆ 허승욱> 아마 제가 볼 때는 그 친구가 하지 않았을까요? 그걸 전부 다.
◆ 허승욱> 네. 보면 딱 나오잖아요. 누가 그걸 하겠어요. 거기서 그거를 ‘이거 해라, 저거 해라’라고 저도 못하는데, 회장도 얘기를 못하는데 그걸 할 수 있겠어요?
◇ 김현정> 1년 사이 6억7천만원. 그런데 회장이나 이런 다른 임원들은 스포츠 스타들은 어떻게 그 돈이 쓰였는지 모르고 있는 상황이군요?
◆ 허승욱> 거기에 스포츠 스타들 중에는 사무실도 한 번 도 안 와본 친구들이 많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름만 있는 거군요? 좋은 일 한다니까 그냥 이름 빌려준 거네요.
◆ 허승욱> 그렇죠.
◇ 김현정> 아니, 그러면 임원으로 이름은 거셨으니까 보수는 좀 받으셨을 거 아니에요.
◆ 허승욱> 전혀 없죠. 전혀 없습니다. 저는 점심 한 번도 안 먹었어요.
◇ 김현정> 그럼 재능기부 하신 거네요?
◆ 허승욱> 진짜로 재능기부하고 제가 무슨 돈 벌려면 다른 사업을 했어야죠.
◇ 김현정>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제 6억 7천만 원이라는 돈이 신생단체에 정부 예산으로 내려왔다. 여기까지는 누가 봐도 특혜, 누가 봐도 의혹입니다. 다만 이 돈이 그럼 어디로 쓰였는가? 누가 이권을 챙겨갔는가? 이 부분을 규명하는 게 그 다음 숙제가 되겠네요?
◆ 허승욱> 그렇죠. 그게 왜냐하면 그 친구네 집이 엄청 잘 산다고 그러던데 그걸로 해서 뭐를 챙기고 이러지는 않았을 것 같고 뭔지 모르겠지만 다른 것을 또 하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저는 그 생각입니다.
◇ 김현정> 다른 뭔가의 이권을 위한 교두보 같은 게 아니었을까? 이런 짐작이시죠?
◆ 허승욱> 저는 모르는 다른 세계가 있는 게 아닌가, 저는 그런 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갑자기.
◇ 김현정> 모르는 다른 세계? 무슨 뭔가 짐작가는 게 있으신가 본데요?
◆ 허승욱> 여러 가지 생각을 하죠. ‘왜 승마선수인데 동계운동에 관여했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예산 6억을 다 가져가서 만족하고 끝났다면 그걸로 되겠어요? 그거 가지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사실 이 영재센터 외에도 지금 최순실 씨 일가가 평창올림픽의 이권사업 곳곳에 손을 뻗쳤다는 정황이 이어져 나오고 있어서요. 이거 동계체육계 분위기가 굉장히 뒤숭숭할 것 같아요.
◆ 허승욱> 이게 지금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동계올림픽에 5번 나갔어요. 그랬는데 이걸 가지고 무슨 장사를 하고 이익을 챙긴다? 어떻게 그런 걸 생각을 합니까. 저는 운동만 해서 올림픽 금메달 따는 게 소원이었고 올림픽이 한국에서 열리는데 이렇게 차질을 빚고 이러면 저는 진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요. 완전 환장하겠어요. 운동선수들 갖다 데려다 놓고 아무것도 모르니까 '그냥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순수한 마음에서 그 친구가 도와주는 줄 알았지.
◇ 김현정>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줄줄이 스포츠 선수들 이미지 타격도 대단하고 마음고생도 대단히 하고 평창올림픽 전체가 흔들리는 참 불운한 일이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의혹 제기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 뒤를 조사해 주는 일은 검찰이 확실하게 해 줘야 될 것 같고요.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전지훈련 잘 마치고 잘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 허승욱>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스키의 간판스타죠.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회장을 맡았었던 허승욱 선수, 허승욱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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