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딜레마…"朴대통령-최순실 직거래" 진술하나

삼성, 최순실 독일회사에 35억 직접 건넨 정황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 개명 후 최서원) 씨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이자 국정농단의 장본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2일 청구할 방침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의 800억원에 이르는 기금을 강제로 모금했다는 의혹의 핵심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실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2시 안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안 전 수석은 두 재단 설립 과정에서 기금을 '강제 모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검찰에 출석해 "안 전 수석이 두 재단 모금을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실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특히 안 전 수석은 최근 주변 인물에게 "재단 설립 등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한 일", "최씨와 대통령 사이에 '직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검찰에서 강제 모금을 부인하며 이런 주장을 유지하면, 대통령에게 화살이 돌아 갈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문화 융성을 위해 기업인들의 투자 확대를 부탁드린다"고 한 것이 재단 모금에 관여했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데다, 대통령을 수사해야 한다는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최씨와 안 전 수석을 공범으로 보고 뇌물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새벽 1시 20분까지 15시간 넘게 최씨를 상대로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모금·유용과 대통령 연설문 등 국정 운영 전반에 관한 문건을 열람한 의혹에 대해서다.

지난달 31일 소환될 당시 "죽을 죄를 지었다. 용서해 달라"던 최씨는 검찰 조사에서 "잘 모르겠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최씨를 다시 불러 조사하는 한편, 긴급체포 시한인 48시간이 만료되는 이날 중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또 두 재단 기금 모금과 별도로 삼성 측으로부터 280만 유로(당시 환율로 35억원) 상당을 독일의 페이퍼컴퍼니로 '직접' 전달 받은 흔적도 계좌추적을 통해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딸 정유라(20·개명 전 정유연)씨와 함께 독일에서 인수한 '코레(Core)스포츠'를 통해 지난해 9~10월 사이 이 자금이 흘러들어간 것인데, 코레스포츠는 이후 '비덱스포츠'로 이름을 바꿨다.

최씨는 이 자금을 그랑프리 대회 우승말인 '비타나Ⅴ'를 구입하는 등 딸을 위해 유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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