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인 여권 대선주자들은 새누리당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뭉쳤다. 반면 야권 대선주자들은 거국내각 등 사태수습의 방식을 두고 물밑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 여권 잠룡들, 이정현부터 사퇴시키자
이들은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새누리당은 재창당의 길로 가야한다"며 "그 첫걸음은 현 지도부의 사퇴"라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친박이 지배하는 현 이정현 대표 체제를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대선주자라는 이름으로 모여 결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여권의 또다른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강연정치'로 외부 활동에 치중하고 있는 유 의원은 2일 전남대학교 강연에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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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주자별로, 정치적 스탠스 별로 목소리의 톤과 메시지가 제각각이다. 추후 정국의 주도권을 가지고 정당별, 계파별로 물밑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역력하다.
가장 전면에 나선 인물은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새누리당이 총리를 추천하는 내각이 무슨 거국중립내각이냐"며 "또 다시 국민을 속이는 짓이다"고 했다. 그는 야권 주도의 내각 구성을 주장하며 "새 내각이 구성되면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할 것"이라고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1일에는 "저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는데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더욱 송구스럽다"고 자세를 낮췄다. "대통령이라도 된 듯 월권을 한다"(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는 등의 일부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우선은 거국중립내각이 되려면 적어도 대통령이 총리에게 국정 전반을 위임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총리의 추천을 국회에 요청해야 한다"고 말해 거국내각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제시했다.
안 전 대표는 1일 국민의당 대전시당 개소식 후 기자들과 만나 "거국 내각을 위해서는 3당이 모여 몇자리를 서로 맡고, 어떤 장관을 할 것인지 협상이 필요한데 그러다보면 권력 나눠먹기 식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복잡하다"며 "여야 합의 총리를 뽑는 것이 현실적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김해시 봉하마을에 방문한 자리에서 "사실상 국정을 돌볼 수 없는 식물 대통령이 돼 버린 상황"이라며 "거국내각 등 근본적인 수습이 없으면 파국에 직면할수 있다"고 경고했다.
새 총리의 후보군의 한 명으로 거론된 손 전 대표는 1일 한 방송에서 단순히 총리를 바꾸는 차원이 아니라 과도정부 수준으로 거국 내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전제로 "내 몸을 던지겠다는 마음으로 누가 됐든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총리직 수락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거국내각에 대해 신중론 혹은 회의론도 있다. 김종인 전 대표는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헬렐레한' 총리 한 명 세우고 각료를 몇 명 교체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려고 할 것"이라며 다소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안희정 전 지사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향후 정국 수습 방향은 대선, 개헌 흐름과도 직결된 만큼 계파별, 정당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야권이 단일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