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터스의 엘론 머스크 CEO는 2014년 MIT 항공우주공학과가 주최한 100주년 심포지엄 강연에서 "인공지능 연구는 악마를 소환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 것이라는 주장과 달리 일부 학자와 사람들은 비윤리적인 의사결정을 자율자동차가 하고,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해 대량 실업사태를 유발하고, 슈퍼 인공지능 머신이 사람을 헤칠 수 있다며 인공지능이 두렵고 공포스러운 존재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MIT 미디어 랩의 연구팀은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와 함께 극도의 공포감을 줄 수 있는 20만 장의 공포 이미지들을 추출한 뒤 사람들이 가장 공포스러운 이미지를 선택하도록 해 인공지능이 공포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악몽 기계(nightmare machine)'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악몽 기계' 웹사이트(http://nightmare.mit.edu)는 '유령 얼굴'과 '유령이 나올 것 같은 장소'의 사진들을 생성해서 보여준다. '유령 얼굴'은 인공지능이 생성한 10장의 얼굴 사진을 보여주며 무서운 사진을 고르라고 한다. 투표가 끝나면 선택한 사진들과 흡사한 형태의 '유령 얼굴' 사진을 모아 보여준다.
'유령이 나올 것 같은 장소'는 전 세계의 유명 랜드마크를 공포 사진으로 형상화 한 이미지들이 노출된다.
연구팀은 "인간은 수세기 동안 지리적으로 종교적으로 문화적으로 서로를 겁주어 쫓아내기 위한 방법을 만들기 위해 혁신해왔다"며 "과연 인공지능의 한계로 지적되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인 공포와 두려움을 학습할 수 있을 것인가에서 이 연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MIT 미디어 랩의 이야드 라완 미디어아트&과학 부교수는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했다"면서 "결과는 명확하다. 우리를 두렵게 하는 인공지능 악마가 여기 있다"고 말했다.
CSIRO도 블로그를 통해 "이 알고리즘은 성장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의 공포 데이터를 필요로 했다"면서 "이제 이 '악몽 기계'는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도록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과연 인공지능을 탑재한 무인 자율주행차가 '자유로 귀신'을 보고 깜짝 놀라 사진을 찍어 SNS에 인증사진을 올린 뒤 '무서웠다'고 호들갑을 떨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