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씨는 이날 오전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꾸려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최씨는 손에는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인 채 검은 외투에 마스크 차림으로 서울구치소 호송버스에서 내렸다. 안경과 모자는 벗었고, 신발은 여전히 명품 '프라다' 신발을 신었다.
특수본은 이날도 최씨를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강제모금을 지시했는지, 재단 자금을 유용했는지, 청와대 문건 유출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미르재단은 대기업 16곳에서 486억원, K스포츠재단은 19개 대기업으로부터 288억원을 출연받아 설립됐다.
특수본은 이 과정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이승철(57)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을 통해 기업들에게 '강제모금' 압력을 넣었고, 그 뒤에 최씨가 있었는 지 집중 캐묻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안 수석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특수본은 최씨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인 더블루K와 비덱 등을 설립해 두 재단의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 이 돈을 빼돌려 딸 정유라(20)씨의 승마 관련 용도로 썼다는 의혹 등도 조사하고 있다.
특수본은 의혹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문건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조사 중이다.
최씨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 수정하고 국방·외교·경제·대북 관련 문건까지도 사전에 확인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그러나 최씨는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최씨의 긴급체포 사유로 도주, 증거인멸 가능성과 함께 "최씨가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특수본은 피의자를 긴급체포한 경우 48시간 이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수사 절차상 이르면 이날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최장 20일 동안 구속 상태로 최씨를 조사할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최씨를 구속이든 불구속이든 상태로 재판에 넘겨야 한다.
최씨는 당분간 매일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서울구치소 독거실(독방)을 배정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에 대해서는 횡령, 배임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뿐 아니라 최씨에 대해 제3자 뇌물 제공 혹은 포괄적 뇌물죄 등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법조계를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