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최씨 변호인 말을 종합해보면, 31일 오후 3시 소환된 최씨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차려진 서울중앙지검 7층 부장검사실로 곧장 향했다.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뒤 청사 안으로 검찰 직원들에게 이끌려 들어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기자들을 향해 “죽을 죄를 지었다. 국민여러분 용서해주세요”라는 말을 남긴 직후였다.
검사실에 도착한 최씨의 상태를 검찰은 “한마디로 속칭 ‘멘붕’ 상태였다”고 전했다.
수사 실무책임자인 한웅재 형사8부장검사는 최씨에게 사무실에 걸린 자신의 두 딸 사진을 보여줬다고 한다.
“저도 딸이 있는데, 독일에 있는 딸을 생각해서라도 의혹 사건이 규명되도록 잘 판단해 진술해달라”고 한 부장검사는 최씨에게 운을 뗐다.
최씨는 “저 때문에 이런 혼란이 생겨 매우 죄송하다”며 “조사를 잘 받겠다”고 답했다.
20분간 마음을 가라앉힌 최씨는 바로 옆 영상녹화실로 옮겨 본격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실제 영상녹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검사 3~4명이 돌아가며 맡은 분야별로 최씨를 조사하는 방식이었다.
최씨는 3시간여 조사를 받은 뒤 저녁식사로 곰탕 한 그릇을 먹었다. 밥 한 숟갈만 남겼다고 한다. 곰탕은 최씨가 선택한 메뉴였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가 "현재까지 조사를 잘 받고 있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최씨는 공항장애와 심장질환을 호소하며 변호인 입회 아래 약물을 복용했다.
검찰은 현재 상태로 볼 때 최씨가 밤샘 조사를 받는데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관여와 기금 강제 모금 여부, 자금 유용을 통한 사유화 의혹 등부터 조사한 뒤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 사전 유출 의혹 등을 순차적으로 캐물을 계획이다.
이 때문에 최씨에 대한 조사는 이튿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최씨에 대한 긴급체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