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본부를 꾸리고 전방위 조사를 벌인 울산 울주경찰서는 운전기사 이모(48)씨가 제한속도 80㎞ 도로에서 시속 108㎞로 과속운행하던 중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하다 사고를 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은 이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이와 함께 사고 버스업체 대표이사와 고속도로 확장공사를 맡았던 시공사 현장소장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태화관광 대표 이모(65)씨는 운전면허가 정지된 기사 권모(56)씨를 고용해 운전하도록 한 혐의(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를 받고 있다.
운전기사 권씨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도로 확장공사를 맡았던 소장 이모(49)씨는 공사 구간에 사고 방지를 위한 도로표지판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운전기사 이씨가 사고 직후 주장했던 ‘타이어 파열’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내렸다.
국과수 분석에 따르면 1차로에서 과속 운행 중이던 해당 버스는 2차로로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했고, 콘크리트 도로분리대를 세 차례 들이받았다.
1차 충격 때 오른쪽 앞바퀴가 터졌고, 연료통도 파손됐다.
2차 충격 당시 연료에 불이 붙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의 주장과 달리 도로분리대 충격 이후 타이어가 터진 것이다.
사고 직후 운전기사가 구조 노력 없이 가장 먼저 탈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났다.
경찰은 태화관광이 차량 관리나 안전교육에 소홀했으며, 일부 버스의 속도제한장치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이를 울산시에 통보할 예정이다.
태화관광의 열악한 근로환경과 부당한 근로계약조건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에 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고속도로 확장공사 시행사가 안전지침을 지키지 않은 것과 관련해 한국도로공사에 개선 통보를 할 계획이다.
지난 13일 오후 10시11분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언양분기점 500m 지점에서 관광버스가 콘크리트 방호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한화케미칼 퇴직자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이들은 부부 동반으로 중국 장자제 여행을 다녀온 뒤 울산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