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살린 경쟁력 강화 방안에 업계 반응 '시큰둥'

정부가 발표한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조선업계에서는 조선3사가 추진해오던 자구안을 요약 정리한 수준으로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운명이 사실상 현행유지 된 것에 대해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강한 불만도 제기됐다.

정부는 업계 최대 관심사였던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채권단 관리하에 있는 대우조선은 상선 등 경쟁력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효율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주인 찾기'를 통해 전문성 있고 능력 있는 대주주 등의 책임경영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조선 '빅3'중 대우조선의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내용을 담았던 맥킨지 컨설팅 보고서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대우조선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우조선측은 '공중분해'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한 만큼 이미 진행 중인 자구계획안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부의 '빅3' 유지 방침이 나온 만큼 다음주 확정될 예정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의 자본확충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면에, 현대중공업 등은 조선업 위기의 근본 원인인 공급 과잉을 해결할 방안이 전혀 없는 원론적인 정책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드러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정부의 제안으로 실시한 맥킨지의 보고서와는 달리 대우조선을 포함 기존의 '빅3'체제가 유지되는 쪽으로 결론이 나온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럴바에야 비싼 돈 들여 컨설팅을 왜 했느냐'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새롭거나 특별한 내용이 없는 '맹탕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오는 2018년까지 조선 3사의 도크 수를 축소하겠다는 것이나 부실의 최대 원인인 해양플랜트 사업 축소, 그리고 조선사별로 비핵심 사업과 비생산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은 이미 각 사별 자구안에 포함된 것을 정리한 것에 그쳐 전혀 새로울게 없다는 얘기다.

한편, '한국선박회사'(가칭) 설립과 '선박펀드 확충'을 핵심으로 한 정부의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해운업계에서는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한국선박회사'는 해운사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다.

예를 들어, 불황으로 선박 가치가 떨어져 해운선사가 손실을 볼 경우 정부가 나서 시장가에 배를 사들인 뒤 선사에게 다시 빌려 주는 것으로 이때 장부가와 시장가의 차이는 선사의 재무상황을 고려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공급하는 역할도 담당하게 된다.

해운업계에서는 이에대해 "선사가 어려울 때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업계에서 오래전부터 건의했던 내용"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또 이번 대책에 포함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선박펀드 확대에 대해 한국선주협회측은 "선박펀드는 중견 선사들에게 큰 도움이 돼 온 정책"이라며 "기존에는 펀드 금액이 연간 1천억 원대로 한정돼 지원받는 대상이 극히 제한적이었으나 내년부터 연간 5천억원씩으로 늘어난다면 혜택을 볼 선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정부가 이날 선박 신조 지원프로그램의 규모를 당초 12억달러에서 24억달러로 늘리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박 신조 지원프로그램 자체는 큰 도움이 되지만 부채비율이 그대로 400%라는 점은 국내 선사들의 실상에서 조건을 충족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아 실제로 효과가 어느정도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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