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최순실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세요"(2보)

재단 설립 기금 조성, 기금 유용, 문건 유출 의혹 등 집중 추궁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 개명 후 최서원) 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60)씨가 마침내 검찰에 소환됐다. 의혹이 제기된 지 두 달, 전 남편 정윤회씨가 '국정개입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지 2년 만이다.


최씨는 "국민 여러분 용서해달라"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31일 오후 국정농단 의혹의 당사자인 최순실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오후 3시쯤 검은색 세단에서 내린 최씨는 밀려드는 인파에 밀려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라며 울먹이며 "죄송하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특수본은 현재 최씨를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800억원에 이르는 재단기금 모금에 개입하고, 재단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미르재단은 대기업 16곳에서 486억원, K스포츠재단은 19개 대기업으로부터 288억원을 출연받아 설립됐다.

이 과정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이승철(57)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을 통해 기업들에게 '강제모금' 압력을 넣었고, 그 뒤에 최씨가 있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아울러 최씨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인 더블루K와 비덱 등을 설립해 두 재단의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 이 돈을 빼돌려 딸 정유라(20)씨의 승마 관련 용도로 썼다는 의혹 등이 있다.

특수본은 또 의혹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문건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조사하고 있다.

최씨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 수정하고 국방·외교·경제·대북 관련 문건까지도 사전에 확인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특수본은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의 진위 여부도 관건인 만큼, 최씨를 상대로 태블릿 PC를 소유했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최씨는 전날 오전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발 브리티시에어라인 항공편을 이용해 자진 귀국했다. 딸 정유라씨는 귀국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5일 대국민사과에서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일부 자료에 대해 (최씨의) 의견을 들은 적도 있다"며 사실상 최씨의 국정개입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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