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의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지난 2014년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 혐의로 구속됐던 박관천(50) 전 경정(민정수석실 행정관)의 발언도 재조명됐다.
31일 '국정 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가 오후 3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프닝으로 치부됐던 박 경정의 2014년 발언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청계광장에서 '최순실 게이트 규탄' 촛불집회가 열렸던 지난 29일 박 경정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박 경정은 "조사 과정에서 내 심경을 얘기했던 말이 새나간 것"이라며 "'실제 권력 컨트롤에서 최순실 씨가 1위이고 정윤회 씨가 2위, 박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는 말도 한다. 이제 내 임무는 끝났고, 남은 사람들의 몫이다'라고 말했던 거다"라고 부연했다.
당시 해당 발언은 언론 보도됐으나, 최 씨의 실체가 드러나기 전이라 신빙성 있는 내용으로 주목받진 못했다.
박 경정은 "(최 씨가 1위라는 판단의 근거는) 말할 수 없다. 내가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 있다. 다 말하게 되면 나와 내 주변이 다칠 것 같았다. 어떤 파장이 있을지 아니까 이 부분은 무덤까지 가지고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경정은 지난 2014년 12월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 혐의로 구속됐다. 1심에서는 실형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이 문건은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 측근(정윤회) 동향 보고서'로, 최 씨와 정윤회 씨의 국정 개입 의혹 등을 담고 있다고 알려졌다. 당시 보고서는 윗선에 보고됐다.
그러나 당시 박 경정은 상부로부터 "역린(逆鱗)을 건드린 것 같다. 정보를 갖고만 있고 지시가 내려오면 몰라도 안 그러면 보고하지 말자"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박 경정은 또, 문건이 유출된 경위 대해서도 의혹이 풀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건을 복사한) 경찰이 어떤 의도로 몰래 복사를 했고 그걸 기자에게 넘겨줬을까. 문건의 파장이 어떤지 다 알 텐데 말이다. 해당 경찰은 자살까지 했다.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유출 동기와 경위를 확실하게 수사해달라'고 하니, '네 신상이나 신경 쓰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