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매출은 오히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백화점도 우려와 달리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31일 이마트에 따르면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난 9월 28일부터 한 달간(9월 28일~10월 26일) 전체 매출은 7.0% 증가했다.
청탁금지법 시행 전과 비교하면 최근 한 달 매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1~9월 이마트의 전체 매출 신장률은 4.9%였다.
법 시행 후에는 신선식품 매출이 13.5% 증가하며 판매 신장을 이끌었다. 축산과 채소 매출이 각각 20.4%, 17.7% 늘었고 과일 판매도 14.2% 증가했다.
접대나 모임 대신 일찍 귀가해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맥주(12.4%) 등 주류 매출은 같은 기간 7.5% 증가했다.
9월까지 신선식품 매출 증가율은 1.1%에 불과했다. 과일과 채소는 1~9월 각각 1.7%, 1.4% 매출이 느는 데 그쳤다. 최근 20%대 매출이 증가한 축산도 9월까지는 3.0% 성장했다.
청탁금지법 시행 직후인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9일까지 대대적 할인 행사인 코리아 세일페스타가 열린 점도 매출 증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가 코리아 세일페스타에 참여한 주요 유통업체 실적을 집계한 결과, 대형마트 매출은 작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보다 1.6% 늘었다.
이는 면세점(29.5%), 백화점(8.7%) 등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 대형마트 실적에는 코리아 세일페스타가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화점은 상대적으로 코리아 세일페스타의 효과를 더 누렸다. 결과적으로 화훼산업 등 일부 업종은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유통업계는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은 셈이 됐다.
롯데백화점은 청탁금지법 시행 후 한 달간 전체 매출이 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품권 판매도 작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품목별로는 해외의류 21.5%, 해외시계보석 15.4%, 생활가전 17.9%, 가구·홈패션 19.4% 등의 매출이 많이 늘었다.
외식업계도 청탁금지법 관련 피해 업종으로 분류되지만 백화점 내 고급식당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 일식 리스토랑 '타니'의 경우 법 시행 후에도 점심 예약 건수 20건을 유지하고 있다. 이 식당의 런치코스 최저 가격은 3만9600원이다.
이 백화점 고급 한정식집 '윤가명가'도 법 시행 이전과 비슷하게 15건 내외 예약이 이뤄지고 있다. 이 식당 점심 코스는 5만5천 원, 8만5천 원 두 가지로 구성돼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윤가명가'는 청탁금지법 시행에 대비해 점심에만 운영하는 3만 원 짜리 반상메뉴를 신설했으나 찾는 고객이 많지 않았다"며 "백화점의 경우 아직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