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KS) 2차전에서 5-1로 승리를 거뒀다. 전날에 이어 다시 한 번 NC를 제압한 두산은 2연승에 성공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걸음 가까워졌다.
두산이 자랑하는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는 역시 강했다. KS 1차전 선발로 나섰던 니퍼트는 8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마운드를 지킨 장원준은 8⅔이닝 10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팀에 승리를 선사했다. 올시즌 NC를 상대로 4번 나와 2승 1패 평균자책점 3.80로 강한 면모를 보인 그 모습 그대로였다.
NC와 일전을 앞두고 일찌감치 2차전 선발로 낙점받은 장원준은 오랜만에 찾아온 실전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kt위즈전 이후 무려 38일 만의 등판이었지만 그의 어깨는 여전히 뜨거웠다. 두산 김태형 감독 역시 경기를 앞두고 "일정이 안 맞아서 그간 못 던졌다. 실전 감각이 걱정되지만 컨디션이 괜찮다. 잘 던질 것이다"라는 말로 장원준에 믿음을 보였다.
장원준은 1회초 첫 타자 이종욱에 안타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박민우를 병살타, 나성범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종료했다. 이후부터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NC의 이종욱만 장원삼에 3안타를 때려냈을 뿐 나머지 타자들은 무안타 혹은 1안타에 그쳤다. NC가 자랑하는 '나테이박'(나성범-에릭 테임즈-이호준-박석민) 타선도 장원준의 구위에 눌려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NC가 침묵할 때 두산은 4회말 1사 만루에서 양의지의 안타로 선취점을 얻어냈다. 많은 점수는 아니었지만 장원준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에는 충분했다.
NC의 기세는 올라갔고 두산은 초조해졌다. 그러나 장원준은 흔들리지 않았다. 박민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자신이 초래한 위기를 스스로 막아냈다. 8회까지 책임지면서 장원준이 던진 공은 104개에 불과했다. 안타 9개를 내주면서도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투구수 조절도 완벽하게 해냈다.
장원준의 호투에 두산 타자들도 힘을 냈다. 8회말 2사 3루에서 NC의 선발 에릭 해커의 폭투를 틈타 박건우가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4번 타자 김재환은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더 보탰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닉 에반스와 오재일, 양의지는 연속 안타로 점수 차를 5-1까지 벌리며 NC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팀 타선의 지원을 받은 장원준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NC의 중심 타선을 상대했다. 장원준은 나성범에 안타를 내줬지만 테임즈의 빠른 타구를 잡아내는 김재환의 호수비 덕에 실점까지 내주지는 않았다. 박석민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장원준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이현승에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정규리그에 이어서도 가을야구 무대에서 강력한 모습을 뽐낸 장원준. 긴 휴식도 그의 어깨를 식게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