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오늘 최씨를 소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순실 "국민께 깊이 사죄..하루만 시간달라"
{IMG:1최씨의 법률 대리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수사에 적극 순응하겠으며, 있는 그대로 진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날 오전 7시 35경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으로 런던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의혹이 불거진 지 약 석 달 만으로, 딸 정유라(20)씨는 동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최씨를 ‘최 원장’이라고 불렀다. 한때 최씨가 유치원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최 원장은 변호인과 상의해 검찰 수사팀과 소환 일정 등에 대해 연락하고 있다”며 “수사 담당자에게 최 원장이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여행, 시차 등으로 매우 지쳐있으므로 하루 정도 몸을 추스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최 원장이 자신으로 인해 국민여러분께 좌절과 허탈감을 가져온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리는 심경”이라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사전유출·수정이나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유용 의혹 등에 대해서도 “법률적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 드리기 적절치 않다. 변호인으로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불러서 명명백백 수사하면 된다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최씨가 영국 런던을 통해 귀국한 배경에 대해선 “덴마크나 벨기에로 도피했다는 등 여러 소문이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독일 현지에서 언론 추적이 너무 심해 런던으로 건너간 것”이라고 이 변호사는 설명했다.
“너무나 큰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았냐”며 “어떤 불상사가 생길지 장담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800억 원대 기금 모금에 깊이 개입하고 재단을 사유화했다는 의혹과 함께 개인 회사인 더블루K·비덱 등을 통해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의 국방·외교·경제·대북 관련 기밀 문건을 사전 열람하는 등 국정농단 의혹의 장본인이다.
최씨 변호인이 하루의 시간을 요구하면서 최씨에 대한 검찰 조사는 이르면 31일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최씨가 수사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인 만큼 다른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객관적 증거 자료들을 확보·분석한 뒤 소환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검찰이 최씨 측이 짠 시간표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도 "증거인멸" 우려를 하며 "체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靑압수수색 재시도 했지만…檢 "진입 방법 없다"
검찰은 전날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부속비서관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청와대의 거부로 진입에 실패한 뒤 재개한 것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을 다시 보내 압수수색 여부를 청와대 측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검찰은 청와대 측이 가지고 나오는 자료를 받는 형식으로 압수수색을 했지만 부실한 자료들만 내놓자 사무실에 직접 들어가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제출받은 자료는 별 의미가 없는 자료로 청와대는 자료를 제대로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국가 기밀 등을 이유로 7시쯤 압수수색 불승인 사유서를 내면서 검찰은 대치만 하다 오후 9시쯤 철수했다.
"수긍할 수 없는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압수수색 영장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을 다할 것”이라던 게 검찰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전날과 달리 한웅재 부장검사는 이날 압수수색에 나가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가 부동의 사유서를 제출한 이상 강제로 진입할 방법은 없다”고 사실상 청와대 사무실에 대한 직접 확인은 없다는 점을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후에는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정동구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 정현식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을 소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