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은 2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원정경기에서 33점을 몰아넣은 애런 헤인즈와 경기 막판 결정적인 3점슛을 꽂은 김동욱, 정재홍의 활약에 힘입어 88-83으로 승리했다.
4쿼터 들어 헤인즈와 SK의 테리코 화이트가 펼친 에이스 대결이 볼만했다. 둘은 나란히 4쿼터에만 12점씩을 몰아넣었다.
승패의 희비를 엇갈리게 한 결정적인 한방은 동료들의 몫이었다. 김동욱이 80-79로 쫓긴 4쿼터 종료 1분26초 전 3점슛을 넣었고 정재홍은 종료 10.8초를 남기고 3점슛을 림에 꽂아 스코어를 88-83으로 벌렸다.
헤인즈가 골밑으로 파고들다 왼쪽 베이스라인에 위치한 정재홍을 발견했고 주저없이 패스를 건넸다. 헤인즈는 동료를 믿었고 정재홍은 자신의 가치를 유감없이 빛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정재홍의 슛 장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추일승 감독은 "결정적으로 선수들에게 이기적인 마음이 없었다. 애런이 직접 슛을 하지 않고 밖으로 내줬고 정재홍이 그 슛을 성공시켜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정재홍은 그 슛을 성공시켰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개막 3연승을 질주했다. 전주 KCC, 부산 kt에 이어 SK마저 누르고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오리온은 최근 3시즌동안 개막 무패행진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받는 시즌에서 질주하고 있는 개막 연승행진은 예전과는 다른 느낌일 것이다.
추일승 감독은 "시즌이 시작하면 선수들 사이에서 두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두려움보다 자신감이 너무 넘쳐서 걱정"이라고 웃었다. 이어 "선수들이 상당히 자신있게 농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려움이 없는 마음가짐은 자칫 느슨한 경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마도 추일승 감독이 우려하는 부분일 것이다. 오리온은 이날 화이트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막지 못해 경기 중반까지 고전했다.
결국 자신감이 승부를 뒤엎었다. 이승현은 "초반에 지고 있었지만 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상만 없다면 정규릭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