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전 의원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6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세종시 수도 이전 문제를 국회에서 강행처리하려고 했는데 박 대통령이 결정을 못하고 어쩔 줄 몰라하길래 '전화라도 해보라'고 권했는데 정말 전화를 했다. 힘이 쫙 빠지더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 전 의원은 최순실의 취미가 대통령 연설문 고치는 것이라는 발언이 나왔을 때 모두가 웃었지만 자신은 웃지 않았다면서 과거에도 "원고가 '걸레'가 돌아온 적이 있었다"고도 했다.
그는 "그 때는 정호성 비서관이 고치는 줄 알았다"며 "더 이상한 것은 우리가 당에서 만든 대표의 '메시지'말고 다른 곳에서 온 메시지를 자꾸 발표하는 거다. 이번에 보니 다 그게 최순실의 작품이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아버지인 최태민 씨와의 관계를 언급한 내용도 소개했다.
전 전 의원은 "대표 시절 이런 이야기를 내게 한 적이 있다. 꿈에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가 나타났다고. 그리고 어머니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며 "'나를 밟고 가라. 그리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최태민 목사와 상의하라'. 귀곡 산장도 아니고. 이게 말이 되나"라고 황당해 했다.
박 대통령을 보좌할때 이해할 수 없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한나라당 대표 시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당과 전면전을 해야할 것 같다"는 박 대통령의 뜬금없는 폭탄 발언을 듣고 기자들이 보고 전화를 하러 자리를 뜨자 박 대통령이 해맑은 표정으로 "그런데 왜 기자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뜨죠?"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전 전 의원은 "상황 판단을 저렇게 못 할 수 있을까? 그럼 '전면전'이란 단어는 무슨 생각으로 쓴 걸까"라며 "그때 누군가가 일러준 단어를 외워서 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누군가'는 최순실씨 등 최 씨 일가를 말한다.
2012년 대선 때 야당의 한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스위스 은행에 돈을 숨겼다. 박근혜 후보도 그 사실을 안다"고 주장한 내용을 전 전 의원이 전화로 전하자 박 대통령은 "에휴, 한두 번도 아니고, 그냥 두세요. 별일 아닌데요, 뭘"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전 전 의원은 "내 귀를 의심했다. 방금 전 '그냥 두세요' 했다가 10분 만에 화가 나서 펄펄 뛸 수 있을까?"라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정치와 연을 끊은 뒤에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그 중에는 "박근혜 정부 장관 노릇처럼 쉬운 게 없다"는 말도 있었다고 전했다.
저녁 6시가 되면 대통령은 관저로 들어가고 모든 것은 보고서로 보고받기 때문에 장관은 전화만 잘 받고 만날 일이 없으니 대기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 전 의원은 "왜 박근혜 대통령은 대면 보고를 받지 않았을까? 답은 간단하다. 질문을 하려면 사안을 완전히 파악해야 한다"며 "특히 대면 보고는 서로 주고받는 것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받기만 하는 것이다. 그 와중에서 최순실씨는 박쥐처럼 동굴 속의 권력을 잡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 전 의원은 '박근혜의 입'이라고 불렸지만 2007년 이명박 캠프로 옮기며 '배신의 아이콘'으로 비난받았다.
당시 전 전 의원은 "박 대표 주변 사람들은 무슨 종교 집단 같다"면서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되는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박 캠프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