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했던 타이스가 버럭 화를 냈다. 하지만 이는 동료들의 승부욕을 깨우기 위한 그의 승부수였다.
삼성화재는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1라운드에서 3-2(25-15 18-25 25-19 20-25 19-17)로 승리했다.
올 시즌 개막 후 3경기째 승리가 없던 삼성화재였지만 우리카드를 제물로 고대하던 승리를 얻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단연 돋보인 선수는 네덜란드 출신 외국인 공격수 타이스였다.
타이스는 과거 삼성화재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가 했던 것처럼 이날 경기에서 양 팀 최다 46득점을 쏟아내며 삼성화재에 승리를 선사했다. 이날 경기에서 타이스는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홀로 책임진 가운데 71.93%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제 몫을 다했다.
새 시즌 개막 후 4경기, 최근 3연속 풀세트 경기를 소화한 끝에 고대했던 승리를 손에 넣은 타이스는 “늦었지만 첫 승이 기쁘다. 앞선 두 경기에서 풀 세트 끝에 패했는데 오늘은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하지만 타이스는 “나 혼자의 힘으로 승리한 것은 아니다. 팀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또 나를 도와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 승리의 공을 돌렸다.
새 시즌 개막 후 부진한 성적에 그치다 4경기 만에 뒤늦은 첫 승을 거둔 삼성화재라는 점에서 타이스는 동료들이 더욱 자신감을 갖고 경기할 것을 독려했다. 실제로 타이스는 마지막 5세트 경기를 앞두고 격앙된 모습으로 동료들과 대화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삼성화재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타이스는 평소에도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지낸다. 사진을 찍기 위해 다소 흥분하는 모습의 표정을 주문해도 좀처럼 소화를 못 할 정도로 평소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다. 하지만 이날 경기만큼은 달랐다. 스스로 ‘에이스’의 역할을 소화하는 동시에 동료들의 분발을 소리 높여 주문했다.
“우리 선수들은 모두 뛰어난 능력이 있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더 믿어야 한다”는 타이스는 “동료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다. 올 시즌은 모든 팀의 전력이 비슷하다. 그래서 외국인 선수 한 명 보다는 한국 선수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