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朴대통령 비선 정치조직에도 관여

한국문화재단 부설 연구원 부원장 직책 맡아…수십년간 정치적 의존 정황

비선실세로 지목받는 최순실 씨.
박근혜 대통령이 30여 년간 이사장으로 있었던 '한국문화재단'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문화재단’은 과거 박 대통령 대선캠프 비선조직이라는 의혹을 샀던 곳인데, 최 씨가 이 재단 부설연구원 부원장이었던 사실이 최근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 씨가 지난 1989년 공동번역한 책 <어린이 버릇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를 보면 직함이 '한국문화재단 연구원 부원장'으로 돼 있다.


책은 주로 어린이의 반사회적 행동, 집단 활동 방해, 감정적 행동 등에 대한 교육법을 다뤘다.

80년대에 강남 압구정동 초이유치원장이었던 최 씨는 아동문제연구소를 세우는 과정에서도 박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기도 했다.

최 씨가 정치 비선조직으로 보이는 단체에도 일찌감치 관여했던 것인만큼, 박 대통령이 최 씨에게 수십 년간 정치적으로 의존해왔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최 씨는 국가안보와 외교 문제, 청와대 수석 인사, 인수위 인선, 정부조직개편안, 청와대 장차관급 인사, 남북문제, 이명박 대통령과의 독대를 위한 사전 시나리오를 보고받는 등 국정 전반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 뿐만 아니라 아버지 최태민 목사 장녀의 오빠인 조 모 씨가 한국문화재단 이사로 과거 활동했었다.

또 이 재단 출신 주요 인사들이 각종 정부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재단 이사 출신으로 박근혜 대선캠프 기획조정특보로 활동한 최외출 영남대 교수가 새마을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최 교수가 수장으로 있는 영남대 새마을학과를 지명해서 3000만 원의 연구용역을 줬고, 여기에서 작성한 보고서가 글자 하나 바뀌지 않고 정부기획안으로 확정됐다"고 주장했다.

한국문화재단은 1979년 3월 삼양식품 창업자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이 설립했다. 당시 이름은 명덕문화재단으로 배화여자전문대학 후원재단이었다.

하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한 이듬해인 1980년 7월부터 해체하는 2012년 6월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32년간 이사장을 맡았다.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경선 때 MB 캠프 측은 “한국문화재단이 사실상의 비선캠프이자 제2의 정수장학회”라고 강하게 공격했다.

또 “한국문화재단이 박근혜의 개인 정치활동에 불법 동원됐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공익목적의 장학재단을 사적 목적으로 이용한 것이라며 도덕성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런 의혹이 거세자 박 대통령은 대선을 반년 앞둔 2012년 6월 이사회 결의로 재단을 해산했다. 보유자산 13억여 원은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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