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올해 초부터 300일 넘게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후문 앞에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자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추진위는 지난 8월 동구청에 소녀상 건립 허가 여부를 물었지만, 동구청으로부터 소녀상은 도로 점용 허가 대상이 아니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추진위는 지자체가 원칙 없는 법 적용으로 소녀상 건립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도로법 시행령에는 전신주, 가로등, 우체통, 전력구, 통신구, 간판, 자판기, 구두 수선대, 현금자동입출금기 등의 공작물은 점용허가를 받아 인도에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동구는 지난해 도시재생사업인 초량 이바구길 사업의 하나로 피난 행렬 동상을 부산진역 앞 인도에 설치했다.
이 조형물은 엄밀히 말해 도로 점용허가 대상이 아니다.
동구청은 허가권자인 지자체장이 주민 여론 수렴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공공사업과 관련된 동상을 설치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추진위는 "똑같은 점용허가 대상이 아닌데도 피난 행렬 동상은 인도에 설치할 수 있고, 소녀상 건립은 안 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있다.
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피난 행렬 동상처럼 어차피 허가권자인 지자체장이 의지가 있고 허가를 내준다면 영사관 앞 인도에 소녀상을 설치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28일 오후 동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추진위는 소녀상 건립에 찬성한 시민 8천180명의 서명용지를 동구청에 전달하고, 동구청장에게 소녀상 건립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삼석 동구청장은 "추진위의 애국 충절은 존중하지만, 행정기관은 법과 원칙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시민 성금으로 6천여만원을 모은 추진위는 한일 위안부 합의 1주년인 오는 12월 28일 일본영사관 앞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