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 사령탑과 대표 선수들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KS 미디어데이에서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두 팀은 29일부터 7전4승제 시리즈에서 올해 우승 트로피를 놓고 한판승부를 벌인다.
일단 두 팀 감독은 덕담부터 주고받았다. 먼저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해 포스트시즌(PS) 미디어데이에서 자랑한 화려한 언변이 오늘도 나오느냐"는 사회자의 말에 "오늘은 김경문 감독님이 있어서…"라며 말을 아꼈다.
선배에 대한 예우 차원이다. 이날 서로의 장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김 감독은 "김경문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같이 쭉 생활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겸손하시고 많이 참으시고 선수를 믿어주신다"면서 "보이지 않는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장악하는 능력은 우리가 2년 동안 NC와 많이 힘든 경기를 했던 이유고 많이 보고 배웠다"고 칭찬했다.
두 감독은 1991년 두산의 전신 OB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김경문 감독은 프로 원년 멤버로 뛰다 김태형 감독이 입단한 1990년 태평양으로 이적했다가 1991년 다시 친정팀으로 왔다. 이후 코칭스태프로 두산에서 함께 했다. 지난해 사령탑에 취임한 김태형 감독은 "김경문 감독에게 많이 배웠고 그 스타일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두 감독은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배 김 감독은 "작년보다는 올해 NC가 발톱이 조금 자랐다"면서 "2등은 아프더라. 지난해 두산에 진 것을 설욕하겠다'고 다짐했다. 후배 김 감독도 "김경문 감독님은 KS 우승은 없지만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도 따시고 감독도 오래 하셨다"면서 "나는 짧게 2연패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설전은 폭소가 터진 가운데서도 날이 섰다. 두산 주장 김재호는 PO를 앞두고 NC 이종욱에게 '꼭 KS 올라오라'는 문자를 보낸 데 대해 "(두산 시절부터) 이종욱이랑 절친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보냈다"면서 "또 이기고 놀려야하기 때문에 그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KS에 임하는 각오를 다섯 글자로 밝히는 질문에도 뼈가 담겼다. 먼저 NC는 이호준이 "우승할게요"와 박석민이 "2등은 없다", 김 감독이 "꼭 이길게요"로 전의를 다졌다. 이에 두산 유희관은 2명 NC 선배의 말에 대해 "죄송합니다"로 받아쳤고, 김재호는 "감사합니다"고 거들었다. 김 감독은 "질문 이상해"로 비껴갔지만 결국 우승하겠다는 뜻을 같았다.
이에 유희관은 NC의 최강 중심 타선 '나테이박'에 대해 "판타스틱이 나테이박보다 멋지다"면서 "우리도 민김나오가 있다"고 맞불을 놨다. 판타스틱4는 더스틴 니퍼트(22승), 마이클 보우덴(18승), 장원준과 유희관(이상 15승)을 일컫는 말이고, 나테이박은 나성범-에릭 테임즈-이호준-박석민의 NC 타자들이다.
웃음이 섞인 신경전은 이어졌다. 이날 판타스틱4와 나테이박에 만만한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유희관은 "이호준 형"이라면서 "상대 전적에서도 강했고, PO에서 보니 허리가 안좋아 스윙을 예전처럼 힘차게 못돌리는것 같다"고 능청맞게 도발했다.
이에 이호준은 "유희관이 힘든 선수가 맞다"고 짐짓 동의하면서도 "너무 느려서 못 치겠다"고 반격했다. 이어 "KS에서는 평균적으로 투수들의 공이 시속 3~4km 빨라지기 때문에 유희관한테도 기대해보겠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두 팀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두산이 9승7패로 근소하게 앞섰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7승7패로 호각이다가 막판 이길 경기를 놓쳐서 2패를 안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과연 올해 KS 우승컵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